
tvN '라이브'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드라마 '라이브'가 아파트 주민의 갑질로 고통받는 경비원의 비극적인 현실을 그대로 녹여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28일 방송된 tvN '라이브'에서는 빚을 갚기 위해 아파트 경비원을 일하는 전직 경찰 민 선배(최홍일 분)의 최후가 그려졌다.
앞서 민 선배는 대신 외제차를 주차해달라는 아파트 주민의 '갑질'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그만 주차장에서 사고를 내고 말았다.
외제차는 완전히 찌그러졌고 민 선배가 운전한 차량에 부딪힌 아파트 주민은 경추 손상으로 몸져누웠다.
tvN '라이브'
피해자의 병원비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운전을 시킨 아파트 주민이 외제차 수리비 4천만원까지 물어내라고 영수증을 보내왔다.
경찰 생활 당시 독직폭행으로 범인에게 막대한 합의금을 물어야 했던 민 선배는 이미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결국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에 민 선배는 '갑질' 주민의 외제차와 자신의 몸에 기름을 들이붓고 분신자살을 계획했다.
tvN '라이브'
이 사실을 알게 된 민 선배의 후배이자 홍일지구대 대장 기한솔(성동일 분)은 본인의 대장암 소식을 알리며 "제발 같이 살자"고 설득에 나섰다.
한솔 대장의 고백에도 민 선배는 끝내 라이터에 불을 켜고 자신을 극한에 몰아넣었던 외제차와 함께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다행히 민 선배는 전신 화상을 입고 목숨을 건졌다. 기한솔이 병문안을 오자 민 선배는 먼저 "(대장암) 수술은?"이라고 묻더니 기한솔의 손을 꼭 잡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삶의 의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tvN '라이브'
시도 때도 없이 주민들의 잔심부름까지 도맡으며 갑질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의 경비원들.
어쩌면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욱 비참하고 잔인할지도 모른다.
드라마 '라이브'가 짧은 에피소드로 조명한 '경비원 분신자살'은 혹시나 우리는 주변의 '갑'이 되고 있지 않은지, 우리가 돌아봐야 할 '을'은 없는지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