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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탄 대한항공 오너 일가에 그냥 '맹물' 주면 벌어지는 일

'땅콩회항'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이 도를 넘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에 대해 털어놨다.

인사이트

(좌) MBN '뉴스8',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도 넘은 갑질이 연일 대한민국을 분노케 하고 있다.


고성과 욕설은 기본, 폭행에 인사상 불이익까지. 이곳에서 수년간 기장으로 근무했던 한 직원은 대한항공을 두고 '공산주의 국가', '왕국'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항공 일가의 민낯을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려놨던 '땅콩회항'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인사이트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 / 뉴스1 


21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박 사무장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세 자녀의 개인별 맞춤 서비스 매뉴얼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용은 굉장히 세부적이었다.


가령 '2번 물어보면 안 된다', '말대꾸하면 안 된다', '짐은 꼭 먼저 받아서 올려줘야 한다', '누군가에겐 눈을 마주쳐야 하고 누군가에겐 눈을 마주쳐선 안 된다' 등이 있었다.


특히 그냥 '물'이라고 말해도 진짜 맹물을 가져다주면 큰일이 난다. 


탄산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물'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알아서 '탄산수'를 가져다 줘야 했다고 박 사무장은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이러한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으면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다른 승객들이 들릴 정도로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기내에서 물건을 던지는 일이 잦았다고 승무원들은 증언한다. 


심지어 한 승무원은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시말서까지 써야했다고 토로했다.


박 사무장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경우 임원이 아니었을 때부터 오만함과 교만함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승무원을 대놓고 무시했다"며 "'물 주세요'가 아니라 '물', 뭔가 불만 있으면 '지금 뭐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現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우)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現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땅콩회항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간식을 봉지째 내놨다는 이유로 사무장의 무릎을 꿇리고 결국엔 비행기를 돌려 내리게 한 '갑질'은 조현아만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평범한 일상과 같았다.


또 승무원들에겐 치가 떨리는 공포의 시간이기도 했다.


조 전무의 '물벼락 논란' 이후 대한항공 내부에서 그동안 축적돼 있던 오너 일가의 갑질 폭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심지어 명품을 세관 통과 없이 들여왔다는 '밀반입' 의혹까지 제기됐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대한항공이 '대한'이라는 단어와 태극기 문양을 써선 안 된다는 청원도 올라왔다.


그러나 속출하는 피해자와 분노로 들끓는 국민과 달리 여전히 대한항공은 조 전무의 SNS 사과 이후 그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