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워 '20km' 걸어 온 고양이 동물병원에 '안락사' 시키러 끌고 간 주인
남성은 자신을 그리워하며 홀로 20km를 걸어 찾아온 고양이를 안락사해달라 부탁했다.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자신을 버린 주인이 보고 싶어 무려 20km를 걸어 집으로 돌아온 고양이.
하지만 주인은 필사적으로 걸어온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겠다며 이번에는 동물병원에 유기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MNN은 전 주인이 그리워 집에 찾아간 고양이가 가족들에게 또다시 버려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지역에 사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전 주인은 7살 고양이 토비(Toby)를 입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이 난 전 주인은 아는 지인에게 토비를 부탁했다.
다른 가족의 품으로 보내진 토비는 며칠 뒤 전 주인이 보고싶어 몰래 집을 나섰다.
무려 12마일(약 20km)이 떨어져 있던 전 주인집을 스스로 찾아 걸어온 토비.
녀석은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건너고 굶주림까지 참아가며 오로지 전 주인을 만나기 위해 걸었다.
토비는 전 주인을 보자마자 반갑다며 몸에 얼굴을 비볐다.
하지만 반가움은 잠시였다. 전 주인은 자신을 찾아온 토비를 보자마자 동물 병원으로 데려갔다.
전 주인은 수의사에게 토비를 키울 수 없다고 말하며 '안락사'를 요구했다.
동물 병원 측은 건강한 고양이를 안락사할 수 없다며 동물학대방지협회 SPCA에 연락해 토비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SPCA는 토비의 슬픈 사연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많은 동물이 입양되고 다시 버려지는 일이 다반사라며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 다시는 동물을 입양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토비는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애묘인 미쉘(Michele)은 토비의 사연을 접하자마자 SPCA 동물 보호소로 달려갔다.
그녀는 마음의 깊은 상처가 생긴 토비를 평생 보살피고 싶다고 말하며 그 자리에서 고양이를 입양했다.
미쉘은 "토비의 사연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동물을 그저 장난감으로만 생각해 쉽게 유기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그녀는 "다행히 토비는 아픔을 견디고 잘 지내고 있다"며 "집에 있는 고양이들과도 형제처럼 지내며 적응을 잘 했다"고 근황을 덧붙였다.
변보경 기자 boky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