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윤도현이 부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좋아했다"
지난 1일 우리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공연 중 끊임없이 한국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 음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2일 남측 예술단의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서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윤상 음악감독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인터뷰에서 윤 감독은 지난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된 우리 예술단의 공연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 가요에 큰 관심을 보인 사실을 전했다.
윤 감독은 "김 위원장이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계속 박수를 치시더라"며 "특히 윤도현 밴드(YB)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록 버전으로 들려줄 때는 재밌어 했다"고 말했다.
공연 당시 YB는 구슬픈 가락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강력한 록버전으로 편곡해 불렀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윤 감독에게 '편곡'에 대한 질문을 했다.
윤 감독은 "이 곡을 북측에서 좋아한다고 해서 YB가 특별히 편곡을 했다고 하니, '내가 듣던 거랑 편곡이 버전이 다르니까'라고 공연 관람 중 얘기했다"고 전했다.
사실 YB가 부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생모 고영희(1953~2004)가 생전 즐겨 부르던 곡이라고 알려졌다.
어릴 적부터 자주 듣던 어머니의 애창곡이 북한 음악에서는 접할 수 없는 새로운 느낌으로 변주되자 이에 흥미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일 진행된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며 음악을 비롯해 가수들에게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간담회에서 도종환 장관은 "김 위원장이 백지영 씨를 특별히 언급하며 노래가 신곡인지 남측에서는 어느 정도의 가수인 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도 장관에 따르면 공연 후반부에 가수들이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자 김 위원장은 직접 "가수들을 만나 격려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공연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은 우리 예술단과 따로 만나 일일이 악수를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