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2m 넘었단 이유로 한국 프로 농구서 쫓겨난 '득점왕' 외국인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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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올 시즌 한국 프로 농구 정규 리그 득점왕과 블록왕을 차지한 데이비드 사이먼(안양 KGC 인삼공사·36)이 신장 제한에 걸려 다음 시즌부터 한국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달 5일 제23기 제3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2018-19시즌부터 시행하는 외국인 선수 자유선발제도의 신장 제한을 '장신 선수는 2m 이하, 단신 선수는 186cm 이하'로 적용하기로 했다. KBL은 앞서 열린 제23기 제1차 이사회(2017년 9월 1일)를 통해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기존 트라이아웃에서 자유선발제도로 변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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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제도의 도입은 빠른 경기 속도를 통한 평균 득점 향상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프로 농구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결정됐다. KBL은 향후 신장 제한을 포함한 외국인 선수 제도의 세부 규정을 차기 시즌 적용 후 장단점을 분석해 보완할 예정이다.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제도' 도입에 프로 농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반발은 거셌다. 시대를 역행하는 '탁상 행정'이라는 것이 그 이유.


인사이트김영기 KBL 총재 / KBL


그러나 김영기 총재를 중심으로 한 KBL 집행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일부만 반영한 채 제도 도입을 밀어붙였고, 결국 올 시즌까지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 중 많은 이들이 신장 제한에 걸려 더 이상 한국에서 뛸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득점왕과 블록왕 두 개의 타이틀을 접수한 데이비드 사이먼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0-11시즌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만 5시즌을 뛴 장수 외인인 사이먼은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여전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평균 25.68득점에 11.1리바운드, 2.1블록슛 등으로 득점과 블록 부문 2관왕에 올랐으며, 원주 DB 프로미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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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한국 프로 농구 경력은 지난 1일 원주 DB 프로미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키 202.1cm로 신장 제한에 걸렸기 때문이다.


2일 KBL에 따르면 사이먼은 이날 KBL 센터를 찾아 신장을 다시 측정했다. 사이먼의 기존 KBL 공식 신장은 203cm였다.


이날 측정에서 그는 3cm 작게 나와야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뛸 수 있었지만 키를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차례에 걸친 신장 측정 결과 사이먼은 최종 202.1cm 판정을 받았고 고작 '2.1cm' 때문에 더 이상 한국에서 뛸 수 없게 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3일 오전 시무룩한 표정으로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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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KBL 집행부의 시대착오적인 규정이 득점왕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신장 제한 규정이 한국 농구 수준을 더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또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프로 농구를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한국 프로 농구 외국인 선수들의 '신장 재측정'은 계속될 예정이다.


현재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있는 전주 KCC 이지스의 찰스 로드는 200.1cm, 서울 SK 나이츠의 제임스 메이스는 200.6cm로 신장 재측정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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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 모두 각 팀의 핵심 전력이지만 만약 신장 재측정에서 키를 '줄이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 한국에서 뛸 수 없게 된다.


반면 인천 전자랜드 앨리펀츠의 네이트 밀러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저스틴 에드워즈는 키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단신 외인으로 분류되는 두 선수는 신장 재측정 결과 각각 '187.4cm→185.2cm', 186.2cm→185.8cm'로 측정됐다. 이로써 두 선수는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뛸 수 있게 됐다.


김지현 기자 joh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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