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무빙워크 점검 중 숨진 21살 오빠에게 여동생이 쓴 마지막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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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21살 청년이 이마트 무빙워크를 수리하다 기계 사이로 빠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가운데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하늘로 가버린 오빠에게 17살 여동생이 남긴 편지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지난 30일 이마트 도농점 앞에서 이마트 무빙워크 청년노동자 사망사고 추모 및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앞서 지난 28일 故 이명수씨는 남양주 이마트 도농점 지하1층에서 지상과 연결하는 무빙워크 점검을 하던 중 기계 사이로 몸이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가로 1m, 세로 40cm, 깊이 1m의 이 틈은 평소엔 덮개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점검 때문에 이날은 열려 있는 상태였다.


기계에 몸이 낀지 약 1시간 만에 구조된 명수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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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족 대표로 발언대에 선 외삼촌 민수홍씨는 명수씨의 동생 이주현양이 쓴 편지를 낭독했다.


편지에서 주현양은 "우리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잠자. 내 마지막 소원이야. 하늘나라 가서 천사되어 우리가족 지켜준다고 꼭 약속해"라고 적었다.


이어 "갑자기 떠나버린 오빠가 우릴 위해 먼저 갔다고 생각할게. 17년 동안 행복했고 고마웠어. 사랑한다 오빠. 잘 있어 안녕. 사랑하는 주현"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양의 편지를 대신 읽던 외삼촌 민씨는 "아래 11살 된 동생 편지도 갖고 왔는데 나머진 못 읽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기둥과 같았던 오빠를 하루아침에 잃은 두 동생. 민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에 힘써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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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장에는 명수씨와 함께 특성화고를 졸업한 친구 이모씨도 참석했다.


친구 이씨는 "지금도 명수가 떠난 게 실감나지 않고 믿기지도 않는다"며 운을 뗐다.


그는 명수씨를 평소에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존중하며 항상 성실하고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했던 친구로 기억하고 있었다.


월급을 타면 친구들에게 술과 밥을 사줄 만큼 정많은 친구이기도 했다.


이씨는 "그런 제 친구 명수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는데, 이마트는..."이라며 흐르는 눈물에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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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씨가 근무한 곳은 승강기 AS 업무를 도맡는 직원 10여명의 작은 중소기업이었다.


특성화고 졸업 후 바로 이곳에 취직한 명수씨는 이마트의 외주를 받아 도농점에서 무빙워크 유지보수 업무를 맡았다.


이마트는 업무 시작 전 안전교육을 10분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유족들은 "CCTV를 살펴본 결과 1분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역시 이마트의 무분별한 외주화가 비극적인 사고를 만들었다며 책임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해당 업체와 이마트를 대상으로 사고 당시 안전관리 감독에 소홀한 바 없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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