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치기야?"...지하철 타면 하루 한 번은 만나는 얌체족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뭐야! 또 새치기야..."


지하철을 이용해 통근하는 직장인 A씨는 매일 한숨을 내쉰다.


'지옥철' 출근길도 피곤한데, 하루에 한 번은 꼭 '새치기'하는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다.


허나 어쩌랴. 뚜벅이 A씨는 오늘도 혼자 화를 삭이며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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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언제나 출몰하는 '새치기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A씨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513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출근길 꼴불견 유형'을 조사한 결과 새치기하는 사람이 3위에 올랐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새치기로 인해 불쾌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불쾌함으로 끝나면 그나마 낫겠지만 새치기는 엄연한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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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36호에는 '공공장소에서 승차·승선, 입장·매표 등을 위한 행렬에 끼어들거나 떠밀거나 하여 그 행렬의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혹자는 그깟 새치기가 뭐가 그리 대수냐고 볼멘소리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치기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새치기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해악'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다고 본다.


새치기는 '국가 망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부푼 마음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지하철에서 새치기를 당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역지사지로, 자신이 외국에 나갔다가 새치기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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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새치기족은 일신의 편리함을 위해 저지른 생각 없는 행동이 남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그리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변명으로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연 새치기가 그렇게 사소한 문제에 불과할까.


사실 새치기는 지하철이라는 장소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증거는 곳곳에 넘쳐난다.


은연중에 퍼진 새치기 문화가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최근 큰 물의를 빚은 '강원랜드 채용비리'도 결국 한국 사회에서 자행되는 '새치기 문화'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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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과 2013년 강원랜드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유력자들의 취업청탁을 받았다.


청탁자 명단에는 당시 강원랜드 사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도·시·군의회 의원, 중앙부처 공무원, 노조 위원장, 기자, 고등학교 교감, 스님 등 일명 '빽'이 될만한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강원랜드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심심찮게 터지는 채용 비리는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허탈하게 하곤 한다.


'취업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해도 안 되는 나라',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사회'라는 인식이 박혀버리는 것이다.


또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젊은 층의 마음속에는 짙은 체념이 새겨지고, 그 사회는 서서히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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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심각한 문제다. "이 정도 쯤이야"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새치기 문화'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했다가는 한국 사회의 비리와 부정부패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그대로 두면 그 주변으로 범죄가 점점 확산된다는 이론이다. 새치기가 바로 그런 암적인 존재인 셈이다.


새치기는 우리 사회의 '깨진 유리창'과 같다. 대한민국에 팽배한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자칫 우리 사회의 무질서를 초래할까 두렵다.


대한민국이 반칙이나 새치기가 없는 사회, 타고난 배경이 운명을 결정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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