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삭막한 아파트 숲을 초대형 만화 갤러리로 탈바꿈시킨 부천시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꽉 막힌 도로 위에 갇힌 운전자의 눈에 알록달록한 만화 벽화가 들어온다. 


교통량이 많은 송내역에서 부천 테크노파크 구간은 상습적으로 정체가 일어나는 구간이다. 


부천시는 이곳 양편의 아파트 단지에 만화 벽화를 설치해 운전자와 통행자의 지루함을 해소했다. 


이곳 아파트 외벽에는 윤승운 작가의 '맹꽁이 서당', 이두호 작가의 '머털도사', 이현세 작가의 '까치' 등 어른들의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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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aceBook '부천시(Fantacity)'


삭막한 풍경 속에서 추억을 자극하는 만화 한컷이 운전자와 행인들의 마음을 녹인다.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런 특색 있는 풍경은 부천시가 2015년부터 시작한 '만화 벽화 조성 사업'에 의한 것이다. 


부천시는 2015년 송내대로변 5개 마을 7개 동에 처음 그려 넣은 만화 벽화가 입주민과 주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자 점차 영역을 확대했다. 


2016년에는 신청한 10개 단지 19개 동 중 사업 효과, 주변 경관 등을 고려해 미리내 마을과 무지개마을 총 6개 동을 최종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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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작가의 생활만화 '비빔툰'과 홍연식 작가의 '불편하고 행복하게' 두 작품이 도심 아파트 속으로 녹아들었다. 


부천시는 벽화가 많은 사랑을 받자 지난해 4월부터 1차 조성지인 송내대로 주변 아파트를 대상으로 변화를 다시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대상지 모집, 주민협의, 디자인 개발 등 협의를 마치고 캐릭터 아파트 외벽을 완성했다.


이번에 아파트 외벽에 그려진 작품은 고 김원빈 화백의 '주먹대장', 강경옥 작가의 '별빛속에', 조주희, 한승희 작가의 '밤을 걷는 선비', 전영옥, 정준영 작가의 '여자의 마음', 양경수 작가의 '약치기 그림', 이동건 작가의 ‘유미의 세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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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부천시장은 "이번 만화 벽화 조성을 통해 송내대로 어디서든 쉽게 만화를 볼 수 있게 됐다"며 "시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만화가 주는 재미와 해학을 통해 잠깐의 휴식을 느낄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제20회 부천국제만화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부천시는 어느새 국내를 대표하는 만화의 고장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부천시는 아파트 외에도 지하철, 시내버스, 공원 조형물에 만화 캐릭터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화 도시로서 부천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부천시 만화애니과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으나 만화 벽화 조성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아파트로만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건물을 검토해 벽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