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한글 배운 할머니가 경찰관에게 보낸 감사 편지

via 전남경찰 facebook

 

80대 할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구해준 파출소 경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손편지를 보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전남경찰 페이스북에는 "팥출소 선생님들께"라며 운을 뗀 손편지가 담긴 사진과 사연이 공개됐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전라남도 고흥군 대서면에 사는 80대 할머니인 류모 씨였다. 할머니는 정신분열 증세가 있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지난해 겨울 할머니는 갑작스런 아들의 발작증세에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은 즉시 달려와준 경찰관 덕분에 응급처치를 받았고, 할머니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셨다고 한다.

 

이후 류 씨 할머니는 대서파출소 경찰관들에게 고마움을 꼭 전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할머니는 처음으로 연필을 들고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via 전남경찰 facebook

 

지난 6일 류 씨 할머니는 편지 한 통과 쑥떡, 콩가루, 들기름을 들고는 대서파출소로 찾아왔고 수줍게 편지와 선물을 건네셨다.

편지에는 "팥출소 선생님들께. 2014년 어느 날 몸상태가 안 조아 말성을 부리던 아들을 팥출소 근무하신 선생님들께서 느즌 밤인대 불구하고 우리 아들을 안정식이면서 팥출까지 대려다가 밤새도록 보살펴주시고… (중략)…글이 말이 안돼더라도 감사하다는 마음이람니다.(이하 생략)"라고 적혀있었다.

경찰관들은 맞춤법도 틀리고 어설픈 문장도 많은 편지였지만, 이를 쓰기 위해 오랜 시간 연습하셨을 할머니의 모습이 아른거려 마음이 찡했다.  

경찰서는 "조금은 서툴지만 한글자 한글자 뭉클함이 느껴지는 편지에 감동 받았다"며 "감사하다. 더욱 정성을 다 하겠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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