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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그래미 어워즈의 주인공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샘 스미스(23)였다.
8일 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제5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샘 스미스는 지난해 팝 음악계에 데뷔한 모든 가수가 꿈꾸는 '최우수 신인상'(Best New Artist)을 시작으로 '최우수 팝 보컬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를 휩쓸며 모두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최우수 신인상'과 함께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은 장르 구분없이 시상해 그래미의 '4대 본상'으로 손꼽히며 최고 영예로 여겨진다. 샘 스미스는 본상에서만 3개를 차지하며 올해 그래미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싱어송라이터인 샘 스미스는 지난해 발표한 첫 정규앨범 '인 더 론리 아워'(In The Lonely Hour)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특히 수록곡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는 미국 대중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올랐다.
샘 스미스는 '최우수 팝 보컬 앨범' 부문 수상자로 지목되자 "한때 제 음악을 알리려고 살을 빼고 끔찍한 음악을 만든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정작 제소리를 내고, 있는 그대로 보여 드리기 시작하자 저를 주목해줬다. 이 점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는 소감을 밝혀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해 동성애자임을 공개하기도 한 그는 '올해의 레코드' 상까지 차지하자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작년에 사랑했던 그 남자분께 감사 인사를 보내고 싶다. 그분과 헤어졌기에 이 앨범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의 앨범'은 지난해 앨범 '모닝 페이즈'(Mornign Phase)를 발표한 미국 싱어송라이터 벡(BECK)이 차지했다.
포크, 펑크, 솔, 힙합, 록 등이 뒤섞인 독특한 음악 장르로 유명한 그는 6년여 공백을 깨고 지난해 '모닝 페이즈'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미국 빌보드 차트 3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만 30만장 이상 판매됐다.
벡은 이 앨범으로 '최우수 록 앨범'과 '최우수 앨범 기술' 상도 차지했다.
'최우수 컨트리 앨범'은 미국에서 '컨트리 음악의 여제'로 불리는 미란다 램버트가 차지했다. 미란다 램버트는 제5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 부문에서는 영화 '슈퍼버드2'에 삽입된 '해피'(Happy)를 부른 미국 출신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인 퍼렐 윌리엄스가 상을 받았다. 이로써 퍼렐 윌리엄스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최우수 R&B 노래'와 '최우수 R&B 퍼포먼스'에선 '팝의 여왕' 비욘세가 남편 제이지가 피처링한 '드렁크 인 러브'(Drunk In Love)로 상을 받았다. 비욘세는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 축하공연에서 제이지와 함께 이 곡을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시상식은 각 장르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팝스타부터 신구 가수들의 협연까지 화려한 축하 무대로 볼거리를 더했다.
록밴드 AD/DC는 '록 오어 버스트'(Rock or Bust)로 시상식의 시작을 알렸으며 뒤이어 아리아나 그란데, 미란다 램버트, 카니예 웨스트, 케이트 페리, 비욘세 등 현재 최고 인기를 누리는 가수들이 잇달아 축하 공연을 펼쳤다.
퍼렐 윌리엄스는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와 함께 '해피'를 마치 한편의 뮤지컬처럼 선보였다.
투우 소 마스크를 쓴 백댄서 사이에서 투우사 차림으로 등장해 '리빙 포 러브'(Living for Love)를 부른 마돈나는 50대 후반의 나이를 무색케 하는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
리아나, 카니예 웨스트가 '살아있는 전설'인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와 함께 선보인 무대도 거장의 등장만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에드 시런과 엘로(ELO)의 제프린, 재즈계 거장 토니 베넷과 레이디가가 등 나이차가 수십년에 이르는 신구 가수의 합동 무대도 시상식을 빛냈다.
음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만큼 시상을 위해 나선 인사 면면도 화려했다. 프린스와 스티비 원더가 무대 위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며 경의를 표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들이 가정 폭력, 성폭력 등에 노출돼 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아티스트들은 이런 상황을 바꿀 힘을 갖고 있다"면서 "아티스트와 팬들이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싸움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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