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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정부가 1982년 전면 금지된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 교통 서비스 업체들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스마트폰 등 신기술을 이용해 택시 합승을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 등을 위해 택시 합승 허용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택시 수요, 공급 불일치 탓에 발생하는 '승차 거부' 현상을 '합승'으로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 연합뉴스
사실 과거에는 합승으로 인한 성폭행 등의 강력범죄가 종종 발생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합승이 '불법'으로 바뀌었다.
또한 당시 택시 기사들의 과한 호객 행위와 하나의 미터기로 요금을 나누는 과정에서 생기는 승객들 사이의 시비 문제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업체들은 합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 모든 일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 봤다.
업체들은 현재 사용 중인 콜택시 어플 '카카오택시' 등 앱처럼 GPS 위치 정보를 이용해 승객을 모으고 이동 거리를 정확히 측정해 요금을 산정하면, 택시 기사도 승객도 크게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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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앱을 이용하면 택시 기사의 신상 정보는 물론, 승객의 승차·이동·하차 등 기록이 모두 남기 때문에 범죄 우려도 적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여전히 택시 합승에 대한 승객의 거부감은 상당한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정부의 택시 합승 검토 소식이 들리자마자 "택시 기사와 합승객이 공모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냐", "무서워서 싫을 것 같다, 모르는 사람이랑 어떻게 합승을 하냐", "생각만해도 불편하다", "왜 내 목적지를 같이 타는 사람에게 알려줘야 하냐" 등의 큰 불안감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열리는 (대통령 직속) 4차위의 해커톤에서 나온 의견과 업계의 입장, 시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수렴하고 합승 허용 시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해 합승 허용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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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도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약 1000대의 택시가 '합승 제도'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일본에서 합승으로 택시를 타면 혼자 탔을 때보다 약 40% 할인된 요금을 내, 경제적으로는 매우 이득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승객 불안감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