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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직접 시인한 배우 최일화에게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나타났다.
26일 헤럴드경제는 25년 전 최일화와 같은 극단에서 활동하던 당시 연극배우 A씨가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A씨는 "최일화 씨가 마치 가벼운 성추행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면서 "명백한 성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며칠 전부터 미투 운동과 관련한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는 그는 최일화가 곧 자신이 언급될 것을 염려해 선수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25년 전 자신이 대학을 갓 졸업한 24살 연극배우 지망생이었을 당시 최일화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영화 '화차'
그는 "'애니깽'이라는 작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후 (최일화가) 발성 연습을 하자며 새벽에 불러냈다"며 "새벽에 산속에서 발성 연습을 일주일 가량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주일쯤 지났을 때 술을 마시자고 해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나에게 연기를 못한다면서 온갖 지적을 했다. 연기 지적이 계속되던 중 갑자기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25년 전에는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처신을 어떻게 했기에'라는 꼬리표가 붙는 시절이었다"며 "무서워서 말도 못 하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며칠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최일화는 A씨를 또 한 번 끌고 가려했고 A씨가 소리를 지르자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해 기절시키는 등 폭행까지 저질렀다.
A씨는 "내 인생에서 연극을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크다"며 "이제 막 배우가 돼서 주연 자리를 꿰찼음에도 불구하고 연극 무대를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
이후 A씨는 최일화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어 극단을 찾아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일화는 A씨를 보지도 않고 지나갔으며 A씨 자신도 무서워서 도망치듯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방암 투병 중이라는 그는 죽기 전에 최일화에게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최일화는 지난 25일 한 매체를 통해 몇 해 전 휩싸였던 성추문에 대해 자진 고백했다.
그는 "사태가 터졌을 때 바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겁이 나는 마음이 컸던 것도 사실"이라며 "늦었지만 꼭 사죄를 하고 싶었다. 당사자들한테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맡고 있는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 자리와 촬영 중인 드라마와 영화, 세종대 지도 교수직을 모두 내려놓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