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아가시고 1년 반만에 목욕탕 간 아들이 울컥한 사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뒤 1년 6개월만에 함께 다니던 목욕탕에 간 아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뒤 1년 6개월만에 함께 다니던 목욕탕에 간 아들이 끝내 눈시울을 붉힌 사연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지난 6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 없이 아버지와 함께 목욕을 하러 갔다는 한 청년이 올린 '사부곡(思父曲)'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지난해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부터 '추억이 서린' 목욕탕에는 가지 않았다고 한다.
1년 반 전에 아버지가 천국으로 떠나셨는데 아버지가 생각날 것 같아서 도저히 목욕탕에는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토요일인 지난 6일에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디선가 아버지가 '아들아, 목욕탕에 가자'라고 말씀하시는 것만 같았다.
A씨는 "간단하게 챙겨서 목욕탕에 갔습니다. 생각보단 뭐 아무렇지도 않더군요. 오랜만에 묵은 때도 밀고 냉탕수영도 했습니다"고 전했다.
그런데 목욕을 다 끝냈는데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늘 아버지와 함께 오면 등을 밀어드렸는데 오늘은 혼자 목욕탕에 온 탓에 중요한 '임무'를 마치지 못한 기분이었던 것.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오신 어르신들이 몸을 씻고 있으셨는데 왠지 A씨를 향해 '등 좀 밀어줘요~'라고 말씀하실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10여분을 그렇게 목욕탕 안에 앉아 있는데 어르신 한 분이 "내 등 좀 밀어주면 안 될까?"라고 묻는 것이었다.
어르신의 등을 밀어드리면서 1년 6개월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굽은 등'이 떠올랐다.
등을 말끔하게 밀어드린 뒤에 샤워기로 어르신의 몸에 물을 뿌리는데 아버지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 했다.
'허허... 참 시원하다'
A씨가 바디 샴푸로 몸을 씻고 목욕탕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그 어르신께서 말 없이 조용히 다가와 등을 손으로 가볍게 툭 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젊은이~ 잘가!"
A씨는 "저는 그 자리에서 10여 분 간 스탠드 샤워기에 머리 쳐박고 계속 서있다가 나왔네요"라고 당시 가슴 뭉클했던 상황을 소개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