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초등생이 그린 그림이 '종북'이라며 규탄하러 거리로 나선 자유한국당

인사이트우리은행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우리은행이 때아닌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초등학생의 그림 달력을 규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지난 3일 자유한국당 중앙직능위원회는 서울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우리은행 인공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자유한국당 측은 우리은행에 "이번 인공기 달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들은 중앙직능위원회 이름으로 '아이의 그림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우리은행을 규탄', '우리은행은 인공기 달력 회수·소각하고 대국민 사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을 철저히 감독', '국민을 기만하는 우리은행장은 즉각 사퇴' 등을 요구했다.


일부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에게 기자 회견문을 전달하겠다며 은행 진입을 시도하다가 직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추운 날씨 탓인지 이날 행사에는 애초 예상한 200여명은커녕 50명 정도의 사람만 모여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자회견문 낭독 중 '평창동계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잘못 읽거나 구호를 외치는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등 문제를 드러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앞서 지난 2일 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배포한 2018년 탁상 달력에 은행이 후원하는 '우리미술대회' 수상작들을 넣은 바 있다.


이 중 초등·고학년부 대상을 차지한 그림에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를 지적했다.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인공기가 달력에 등장하는 세상"이라며 색깔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탁상 달력마저 이용해 정권에 아부하려는 우리은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인사이트2015년 평화통일 포스터 경진대회 수상작 / 통일부


또 "이제 학생들은 미술대회 수상을 위해 인공기를 그릴 것"이라면서 "미대 교수는 이런 그림을 우수상으로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일을 주제로 한 초등학생의 그림에 그려진 인공기를 '종북'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통일을 주제로 한 포스터에 태극기와 인공기를 함께 그리는 경우는 적지 않기 때문.


실제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3년과 2015년 통일부 주최 평화통일 포스터 경진대회서도 태극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그린 작품들이 수상한 바 있다.


"국회의원이야"…제천 화재 현장 들어가 사진찍은 자유당 의원제천·단양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이 유족도 들어가기 어려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에 들어가 논란이 일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