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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한 음식 먹이고 우는 아이 입에 거즈 물리고

김치를 남겼다고 뺨을 때린 ‘인천 어린이집 사건’으로 파문이 이는 가운데 과거에도 이런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육교사가 처벌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김치를 남겼다고 뺨을 때린 '인천 어린이집 사건'으로 파문이 이는 가운데 과거에도 이런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육교사가 처벌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18일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돼 처벌받은 보육교사들의 학대 이유는 대부분 아이가 울거나 밥을 먹지 않고,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4∼5살 아이들을 맡아온 보육교사 A씨는 2012년 5살짜리 아이가 밥을 먹다가 토하자 쏟아낸 음식을 다시 먹으라고 시켰다.

 

그는 아이가 점심을 늦게 먹었다는 이유로 혼자만 불 꺼진 교실에 남겨두거나 친구들과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발로 아이의 다리를 걷어차기도 했다.

 

또 손님과 이야기하는데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손톱으로 아이의 손등을 긁어 상처를 내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3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성인의 절대적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가하고도 CCTV로 범행 사실이 확인되는 부분만 자백하고 나머지는 부인하는 등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서울의 또 다른 어린이집 원장 B씨는 갓 돌이 지난 유아가 운다는 이유로 입에 거즈를 물리거나 입과 이마를 때렸다. 

 

B씨는 14개월에 불과한 다른 아이가 우유를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젖병 뚜껑을 열어 입속으로 우유를 쏟아붓고, 아이가 우유를 토하자 입에 거즈를 물리기도 했다. 

 

10년 가까이 어린이집을 운영해온 B씨는 결국 여러 명의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4월 그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국가보조금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의사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아를 상대로 지속적 학대행위를 저지르고도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0년간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해온 C씨는 2013년 점심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세 살 아이를 홀로 방에 가두고 '못난이'라고 부르며 다른 아이들도 따라 부르게 하거나 "말하면 알아듣는 척이라도 해라"거나 "개념을 좀 가져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그는 신체적 학대는 하지 않았고 부모와 합의했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해 7월 서울서부지법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 살 된 아이가 운다고 불 꺼진 화장실에 가두거나 발로 가슴을 차 넘어뜨린 보육교사나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생후 23개월 아이의 등을 여러 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교사, 21개월 아이의 머리를 지름 12cm짜리 공이나 갑티슈로 마구 때린 교사 등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집행유예 등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아동학대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아동학대 특례법이 작년 9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일부 보육교사들의 사명감과 소명 의식이 낮아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보육교사 자격을 강화하고 아동학대 사건 발생 시 가해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강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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