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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아들 장가 보내려고 공사장서 일하다가 사고로 숨진 아버지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공사 현장에서 담벼락이 무너져 함께 일하던 형제 중 형이 사망하고 동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 공사 현장에서 담벼락이 무너져 함께 일하던 형제 중 형이 사망하고 동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망한 형이 막내 아들을 장가보내야 한다며 일흔의 나이에도 계속 궂은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7분께 종로구 부암동 하수구 배관 공사 현장에서 담벼락이 무너져 함께 일하던 김모 씨 형제가 매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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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로 형인 김모(73) 씨가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했고, 동생 김모(69) 씨는 무릎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른 작업자 3명은 무너진 담벼락과 거리가 멀어 다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불의의 사고로 숨진 형 김씨의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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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형 김씨는 2남 1녀를 둔 가장으로, 40년 동안 공사 현장에서 일해왔다.


김씨의 아들은 SBS 8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묵묵히 일만 하셨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밥하고 출근하셨고, 오후 7시에 들어오셔서 씻고 식사하시고 바로 주무셨다"고 말했다.


함께 사고를 당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동생 김씨는 "형님은 막내 아들 장가가는 날만 기다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형님은 '막내 아들 장가 보내면 난 내 할 일 다 하고 참 원이 없겠다'고 말해왔다. 이제 참… 결혼 못 시키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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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씨는 일당을 받으면 꼭 손주들에게 선물을 사주던 따뜻하고 사랑 많은 할아버지였다.


동생 김씨는 "형님이 조금 벌면 형수 치료비로 거의 다 들어갔다. 그런데도 손주들 과자를 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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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생 김씨는 공사 현장에서 돌덩이가 굴러떨어져 자신이 손으로 막기도 했다며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종로구청과 공사 업체를 상대로 공사 당시 안전 관리에 소홀했는지 과실 여부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담벼락이 무너진 게 공사와 관련된 것인지, 현장 관계자들이 안전 수칙을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라며 "사고 당시 현장 소장이 현장에 없었는데, 작업 수칙을 위반한 것인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공사장서 일하던 20대 청년 '폭염'으로 쓰러져 사망연일 이어지는 33도 이상의 폭염으로 청년부터 노인까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