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내내 풀가동' 예능 계보 다시 쓰는 나영석 사단 시리즈 6가지
세대교체로 일년내내 볼 수 있는 '나영석 사단'의 예능 시리즈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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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윤식당'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이게 뭐라고, 자꾸 보게된다"
2014년 '삼시세끼' 첫방송 당시 나왔던 반응이다.
늦은 아침을 해먹은 이후, '예민 보스' 이서진이 툴툴거리며 맷돌에 원두를 갈아 커피 끓이고 또 다시 '설거지니'로 변신해 설거지를 한다.
금요일 밤에 방송된 '삼시세끼'는 주말과 평일에 계속 재방송되며 혼자서 밥을 먹는 자취생에게도 할 말이 없어 괴로운 가족들에게도 좋은 휴식거리가 됐다.
tvN '삼시세끼'
"나만 아니면 돼"가 모토였던 KBS 2TV '1박 2일' 당시의 제작진이 아닌듯했다.
꼭 누구를 코너로 몰아가지 않아도 농촌에서 세끼 끼니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후에도 이들은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꽃보다 시리즈', 제작진과 출연진이 신나게 노는 '신서유기', 신혼의 소소한 즐거움을 보여주는 '신혼일기', 외국에서 한국 식당을 운영해보는 '윤식당', 지식과 여행을 겸비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까지 총 6개의 시리즈를 만들었다.
tvN '신서유기'
지난 18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영석 PD는 tvN '신서유기4'에서 약속한 외전 '강식당'도 "현실화를 앞두고 기획 단계에 있다"고 밝혀 '나영석 사단'의 팬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많은 프로그램들을 나영석이 다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응답하라 시리즈'로 더 유명한 '1박 2일' 시절부터 함께한 이우정 왕작가와 여러 피디와 작가 및 스텝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tvN '신혼일기'
주목할 점은 나영석 사단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프로그램이 다양화 되었다는 점이다.
세대교체 덕분에 1년 내내 볼 수 있는 나영석 사단의 특급 예능을 모아봤다.
1. 삼시세끼
tvN '삼시세끼'
처음 강원도 정선이라는 농촌에서 시작된 삼시세끼는 까칠한 이서진이 최강 일꾼 옥빙구 택연과 함께 밥 짓기의 첫 주걱을 뜨며 시작했다.
이후 어촌편과 농촌편을 번갈아가며 시리즈를 제작한 삼시세끼는 중심축을 담당한 이서진, 차승원의 재발견과 동시에 소탈한 게스트들의 매력이 더해지며 매 시즌 인기를 더해갔다.
tvN '삼시세끼'
지난 20일 감독편을 끝으로 종영한 시즌 최근작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은 나영석의 부재를 질타하며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제 그만 보고 싶어'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했던 나 PD의 말대로 '삼시세끼'가 다음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2. 꽃보다 시리즈
tvN '꽃보다 할배'
2013년 '황혼의 배낭여행'을 컨셉으로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평균연령 76세의 할배 4명과 짐꾼 이서진이 유럽과 대만으로 여행을 떠나며 시리즈가 시작됐다.
할배들은 이후 스페인과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며 할매·할배들의 세계여행에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tvN '꽃보다 누나'
윤여정, 故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과 허당 짐꾼 이승기가 함께한 '꽃보다 누나', 라오스, 페루, 아이슬란드, 아프리카로 각기 다른 멤버와 떠난 '꽃보다 청춘' 시리즈 또한 시청자들의 여행 욕구에 불을 지폈다.
tvN '꽃보다 청춘'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의 경우 호텔 알몸 수영, 2차세계대전 중 가미카제를 대변하는 '독고다이'라는 단어 자막 사용, 자막 맞춤법 실수 등 최고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제공)의 높은 관심을 유지하면서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3. 신서유기
tvN '신서유기'
2015년 '1박 2일' 팀과 다시 뭉쳐 화제를 뿌린 자칭 '리얼 막장 모험 활극' 신서유기는 중국에서 기상천외한 게임을 펼치며 진행된다.
시즌1에 참여했던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은 최근작인 시즌4까지 함께 하지만 이승기의 군입대로 시즌2에서는 안재현, 시즌3에서는 슈퍼주니어의 규현과 위너의 송민호가 합류하며 시즌4까지의 캐스팅을 완성했다.
tvN '신서유기'
시즌1에서는 네이버 웹 예능으로 진행되다 시즌2부터 tvN에 정식 편성된 신서유기는 시즌4에서 최고시청률 5.1%(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1박 2일'의 악동 예능 계보를 확실히 이었다는 평가다.
시즌4에서는 출연자들이 소원 들어주기 내기에 성공한 '송가락 사건'으로 '윤식당'의 아류작 '강식당'과 위너 멤버들이 떠나는 '꽃청춘' 등 두 개의 외전이 예정되어 있어 시청자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4. 신혼일기
tvN '신혼일기'
'신서유기' 촬영 때 부인 구혜선과 잦은 통화로 휴대폰을 뺏기기도 한 안재현이 '신혼일기'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대놓고 달달한 신혼을 선보인다.
강원도 인제의 빨간지붕집 에서 알콩달콩한 신혼재미를 그림 같이 선사하는 이들은 눈밭에서 로맨스와 서로의 취미를 존중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방귀를 뀌는 리얼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tvN '신혼일기'
제주도에서 장윤주·정승민 부부가 딸 리사와 함께한 3년 차 부부의 신혼일기도 지난 9월 방송됐으나 시청자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전과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들다는 면에서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저조의 냉정한 성적표를 얻었다.
이번 달 14일 다시 시작된 오상진·김소영 부부의 신혼일기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두 사람의 스킨십으로 일단 화제 모으기에는 성공한 분위기다.
5. 윤식당
tvN '윤식당'
올해 '나영석 사단'의 대박 예능을 꼽자면 '윤식당'을 빼놓을 수 없다. 최고시청률 14.1%를 기록한 윤식당은 방송 후 관련 기사로 홍수를 이룰 정도였다.
'꽃보다 누나' 이후 4년 만에 나영석 예능에 출연한 윤여정이 주방을 책임지는 '사장'으로 전 세계 음식의 집합소 발리 근처 섬에서 한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프로그램이다.
tvN '윤식당'
이서진이 음료와 서빙 및 경영을 책임지는 꽤 듬직한 상무, 정유미가 침착하고 배려심 넘치는 주방보조, 사장님보다 나이가 살짝(?) 많은 알바생 신구는 넉넉한 웃음으로 외국인들과의 소통을 책임졌다.
인기가 많았던 만큼 머릿수건과 위생장갑 갈아 끼우기 등으로 악플에 시달리던 윤여정은 예능을 안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으나 이후 감독판에서 번복하며 시즌2 가능성을 내비쳤다.
6.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방송 예고편이 프로그램명을 제대로 모르는 출연진들의 모습으로 채워지며 웃음을 뿌렸던 '알쓸신잡'은 처음에는 인기를 점치지 못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달변가 박사 네 명이 펼치는 국내 여행과 지식을 접목한 방송으로 '유익한 방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네 명의 박사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계획한 루트로 떠나는 여행은 사회, 요리, 문학, 과학의 잡학 다식한 수다로 듣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시즌1에 출연한 정재승과 김영하가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해 오는 10월 27일 방송예정인 시즌2에서는 기존 멤버인 유시민 작가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에 더해 건축가 유현준, 뇌과학자 장종선이 합류한다.
tvN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
지난 8월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 제작발표회에서 나 PD는 예전에는 "내가 50% 이상의 주도권을 쥐고 했다"라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라고 못 박았다.
그가 후배들이 성장해서 "일자리를 잃고 있는 중이다"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일취월장한 신진들의 성장으로 연출과 편집 부분의 세대교체가 확실히 이루어지고 있다.
tvN '꽃보다 청춘 페루 편'
물론 세대교체 중 처음부터 성공한 '신혼일기', '윤식당',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도 있지만 '삼시세끼' 시리즈와 '꽃청춘' 시리즈 중 몇 편은 '나영석 표 예능'이 아니라서 "실망했다"는 시청자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편'의 노출과 자막 사건이나 '윤식당' 번역 아르바이트비 논란,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의 무의미론 제기는 나영석 사단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