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정신분열증 딸을 방안에 3년 동안 가둬야했던 아버지의 슬픈 사연

인사이트A씨가 생활하던 방 /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30대 딸을 방에 가둬야했던 70대 아버지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전남 여수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전 10시께 여수시의 한 파출소에 70대 노인이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 내용은 딸을 방에 묶어야 하니 경찰이 와서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자신들이 본 광경에 두 눈을 의심해야 했다.


한 여성이 오른쪽 발목이 묶인 채 2평 남짓한 방에 갇혀있었기 때문. 방에는 TV도 없었고 이부자리만 펼쳐져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경찰은 도움을 요청한 아버지(70)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방에 있던 여성 A(39)씨는 20살에 조현병이 발병해 20여 년간 16개 병원을 돌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3년 전에는 경기도에 있는 한 병원에 겨우 입원했지만 의료진·환자들과 다투는 바람에 퇴원해야 했다.


결국 늙고 지병이 있는 A씨의 부모는 딸을 집에서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A씨는 플라스틱 조각을 삼켜 수술이 시급한 상태였다. 이에 경찰과 여수시는 지난달 25일 A씨를 광주의 한 병원으로 옮겼고, 그녀는 지난 7일 수술을 받고 현재 입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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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여수시의 도움으로 딸이 수술을 받았지만 A씨의 부모는 걱정을 멈추지 못했다. 딸의 증세가 더 악화될수록 그녀를 받아줄 수 있는 시설이나 병원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A씨의 어머니(63)는 "힘들지만 어떻게 하나? 그냥 못 죽고 살아왔다"며 "제발 딸이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여수시와 여수보건소, 여수경찰서, 동주민센터 등은 A씨가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담당 직원이 A씨를 찾아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에 데려갔지만, 입·퇴원이 반복됐다"며 "다행히 수술이 잘돼 회복되고 있어서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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