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gfrdofficial'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다음 낱말로 삼행시를 지어봅시다"
중고등학교 국어 시간이나 친구들과 심심할 때 종종 하는 놀이 중 하나가 첫 글자를 따서 문장을 짓는 삼행시 쓰기다.
이런 삼행시를 노래 가사에 적용해 팬들과 교감하는 아이돌이 있다.
가사 속에 그룹명을 넣거나 명언, 중심 소재, 많이 듣던 말 등을 이용해 재미도 선사하고 추리게임을 하듯 팬들과 색다른 소통 방법으로 화제가 되곤 한다.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는 아이돌 '세로 드립' 가사들을 찾아보자.
1. 여자친구- '귀를 기울이면'
YouTube '1theK (원더케이)'
'여자친구'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패럴렐(PARALLEL)' 타이틀곡 '귀를 기울이면'은 후렴구에 비밀이 숨어있다.
후렴구에는 자신들의 그룹명인 '여자친구'의 앞자를 따서 가사를 만들어 팬들에게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노래를 부르며 그룹명을 강조해서 부르는 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여'전히 오늘도 화창했었지
'자'꾸만 하루 종일 네 생각만
'친'절한 너에게 전하고 싶어 내 맘을
'구'름에 실어 말하고 말 거야
2. 하하X송민호- '쏘아'
Naver TV MBC '무한도전'
MBC '무한도전'에서 했던 '위대한 유산' 프로젝트 참여로 준비한 하하X송민호의 곡은 2016년 당시 시국에 대한 생각을 가사에 담았다.
'이순신 동상 앞에는 동장군이 오기 전에 하나로 모여'에서는 광화문 촛불 집회를 상징하고 있으며 '난 새니까 나라가'에서는 '난세니까 나라가'의 띄어쓰기를 달리한 언어 유희를 사용했다.
'내 신발은 명품이 아닌 짚신'으로 최순실이 검찰에 출석하다 벗겨져 화제가 됐던 '프라다' 신발을 빗대고 있다.
MBC '무한도전'
이 외에도 "'배' 멀미나 멀미나(are you?)/ 모르겠어 난/ 아버지 아버지 정답을 알려줘"로 세월호의 7시간 진상 규명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의식 있는 뮤지션의 모습을 보여줬다.
가사의 앞글자를 이은 '세로 드립'으로는 이순신의 '난중일기' 속 한 구절을 사용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송민호가 사용한 구절은 '미신불사 상유십이(尙有十二 微臣不死)'로 '신은 죽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십이 척이 있습니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는 방송 전 인터뷰에서 "가사를 위주로 들어주세요"라고 말해 그의 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천한
'신'들은 죽지 않았고
'불'타는
'사'명감을 쥐었고
'상'처가
'유'감으로 끝나도
'십'상시와 맞서고
'이'루리
3. 마마무- '음오아예'
YouTube 'CJENMMUSIC Official'
'마마무'의 미니 2집 앨범 'Pink Funky'의 타이틀곡 '음오아예'는 세로 가사를 노래의 주요 소재로 활용해 재미를 더했다.
처음 가사부터 "음 오 아 예"로 시작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진행되며 곡이 진행될수록 '음 오 아 예'의 내용이 밝혀져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마마무는 비글미 넘치는 이 곡으로 음원 차트 1위를 휩쓸고 대중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음' 두 번째 플랜 먼저 당기기
'오'오 동공 떨리는 초침 스탠바이 큐
'아' 시간 되면 차 한잔 할래요?
'예'스 이런 건 어떤 것 같아?
4. 에이핑크- 'No No No'
YouTube '1theK (원더케이)'
에이핑크의 3번째 미니앨범 'Secret Garden'의 타이틀 곡 'No No No'는 항상 힘이 되어준 연인에게 이제 자신이 힘이 되어주겠다는 내용이다.
'NO NO NO'에 숨겨진 가사는 한글 공부하던 꼬맹이 시절에 읊던 '가나다라마바사'를 연상시킨다.
전체 가사를 보며 노래를 들으면 나도 모르는 새 웃음이 나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가'장 내게 힘이 돼주었던
'나'를 언제나 믿어주던 그대
'다'들 그만해
'라'고 말할 때
'마'지막 니가
'바'라볼
'사'랑 이젠 내가 돼줄게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