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치매 어머니 위해 직접 도시락 만들어 가는 60대 아들 (영상)
치매 어머니를 위해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 먼 길을 오가는 60대 아들의 깊은 효심이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10년째 치매 어머니를 위해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 먼 길을 오가는 60대 아들의 깊은 효심이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8일 방송된 EBS '다큐 시선'에서는 치매 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의 사연을 전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쏟아지는 여름의 어느 날 올해 66세를 맞은 정성기씨는 무거운 가방 하나를 메고 버스에 올랐다.
그가 향하는 곳은 치매 어머니가 계시는 한 요양원. 정씨는 어머니와 함께 밥을 먹기 위해 매일같이 직접 싼 도시락을 들고 요양원을 찾는다.
벌써 치매 간병 10년 차를 맞은 정씨는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기 전까지 9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홀로 집에서 어머니를 돌봐왔다.
정씨에게는 두 딸과 아내가 있었지만 가족들을 고생시킬 순 없었다.
형제들 역시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자고 했지만 치매에 걸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처럼 어머니와도 그렇게 작별하고 싶지는 않았다.
큰아들인 정씨가 그동안 못 다한 효도를 하겠다며 두 팔을 걷어 붙인게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매일 잠도 두세 시간씩 밖에 못 자며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돌봤던 정씨.
매 순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지금까지 고생하며 자식들을 키워온 어머니를 생각하며 쉬이 놓을 수가 없었다.
무리한 간병을 이어가던 정씨는 결국 지난해 과로로 쓰러졌고 어쩔 수 없이 지난 4월부터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게 됐다.
이후 정씨는 밥 한 끼라도 집밥을 먹여 드리고 싶어 매일 2시간씩 요리를 하고 꼬박 1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해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을 찾는다.
다른 사람은 못 알아봐도 큰아들 정씨는 기억한다는 어머니 전정금(94)씨는 병실 밖에서부터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표정이 환해진다.
커다란 느티나무처럼 자신을 든든히 지켜주던 어머니는 어느새 밥도 혼자 못 먹는 아기가 돼버렸다.
정씨는 자신이 손수 만들어온 도시락을 꺼내 어머니에게 직접 떠먹여 준다. 아들이 만들어 온 음식이 입에 맞았는지 어머니는 금세 한 그릇을 뚝딱 했다.
밥을 다 먹고 어머니의 얼굴을 일일이 닦아 주고 나서야 정씨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집에 가려는 아들에게 잘가라고 손인사까지 해주는 어머니. 정씨는 "내일 올게"라는 말을 남기며 지금 보는 어머니의 모습이 마지막이 아니길 간절히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