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세상 떠난 오빠 생각에 여대생 동생이 새벽에 올린 페북글

인사이트(좌) gettyimageBank, (우) Facebook 'SNUBamboo'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꾸미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 화장, 옷 어떠냐고 잘 어울리냐고 물어볼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이 너무 낯선데 언제쯤 익숙해질 수 있을까..."


먼저 세상 떠난 오빠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며 여대생 동생이 새벽에 페북에 쓴 글이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4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오빠가 너무도 보고 싶었던 어느 한 여동생이 올린 편지글이 올라왔다.


전날이 바로 자신의 생일이었다고 밝힌 여동생 A씨는 살가운 남매는 아니었지만 어렸을 적 또래 남자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할 때면 자신을 지켜줬던 오빠가 그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여동생 A씨는 "내 어릴 적 생일에 오빠는 얼마 없는 용돈으로 내가 갖고 싶어하던 바비 인형을 사 줬다"며 "오빠가 아직도, 여전히 우리 가족 곁에 있었다면 내 생일 축하해 줬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빠는 게임을 참 좋아했었지"라며 "그거 알아? 오빠가 밤새 게임하면서 두드리는 키보드 소리에 안심하며 잘 수 있었다는 거"라고 오빠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A씨는 또 "그렇게 우애 깊은 남매는 아니었는데, 장례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구 반절은 들어낸 것처럼 허전했던 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라고 울먹였다.


이어 "또... 뭐 있더라. 배달 음식 시켜 먹을 때 싸울 사람 없다는 거. 순전히 내가 먹고 싶은 것만 시켜 먹을 수 있는 거"라며 "과제 때문에 컴퓨터 써야 할 때 오빠보고 잠깐 나와보라고 할 일 없다는 거. 나 필요할 때, 심심할 때 막 쓸 수 있다는 거"라고 세상을 떠난 오빠의 빈자리를 그리워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들은 오빠가 떠나고 난 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아침에 약속시간이 겹쳐 드라이기를 서로 내가 먼저 쓰겠다며 옥신각신 할 일 없게 됐고 오늘 화장, 옷 어떠냐고 잘 어울리냐고 물어볼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A씨는 "다 너무 낯선 난데 언제쯤 익숙해질 수 있을까"라며 "너무너무 보고 싶은 오빠인데, 나는 언제쯤 오빠의 빈자리가 생각 날 때 그냥 의연하게 웃을 수 있을까"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실감이 너무 나지 않았던 오빠의 장례식 속에서 내가 가장 많이 울었던 건 빈소 안내 게시판 속 오빠 사진"이라며 "그냥, 너무 보고 싶어서. 잘 지내나 궁금해서. 이따금 오빠가 생각나는 날이라서. 너무 걱정 돼서"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해당 글은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어 많은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아빠가 남기고 떠난 정장을 입은 아들 본 엄마의 한마디 (영상)엄마는 어느새 훌쩍 자라 아빠의 오래된 정장을 입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