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자궁 적출 수술받은 아내를 '빈궁마마'라고 칭한 남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근종(근육층 일부가 과다하게 증식해 덩어리로 뭉쳐진 종양)으로 자궁을 적출한 아내를 '빈궁마마'라고 부르며 웃은 남편이 공분을 사고 있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나를 빈궁마마라고 칭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글쓴이는 "저는 39살 직장맘"이라며 "3년 전에 근종으로 자궁을 적출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자궁을 적출한 후) 스스로 더는 여자가 아닌 것 같아 우울감이 심했다"는 글쓴이는 "그래도 아직 젊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취미도 만들려고 노력하며 지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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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존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글쓴이에게 기가 막힐 일이 일어난 것은 며칠 전이었다.


이날 고향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온 글쓴이의 남편은 친구에게 '담금주'를 선물로 받아 들어왔다.


그리고 다음 날 아내는 남편의 친구가 남편과 통화하던 중 "(담금주 마시고) 효과 봤냐"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됐다.


그런데 남편은 친구의 말에 웃으며 "야야 됐다, 빈궁마마셔"라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는 글쓴이는 잠시 후 그 뜻을 알아챘다.


남편이 말한 빈궁마마라는 단어는 과거 왕세자의 아내를 뜻하던 '빈궁(嬪宮)'이 아닌 '자궁이 없다'는 뜻의 '빈궁(貧宮)'이었던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신의 고통을 남편이 너무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글쓴이는 분노로 온 몸이 굳었다.


이에 글쓴이는 남편에게 "내가 수술할 때 힘들어 하던 거 다 봤으면서 그딴 소리를 웃으면서 하냐"며 "나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그딴 소리를 하는 거냐"고 울면서 따졌다.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남편은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글쓴이는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너무 서럽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미X놈 정신병자 아닌가", "본인 여친이나 와이프 낮추면서 개그 소재로 삼는 거 진짜 쓰레기", "어떻게 아팠던 사람한테"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