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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비 없어 모친 시신 1년만에 화장한 10대 형제

장례비용이 없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년 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한 청소년 형제의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장례비용이 없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년 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한 청소년 형제의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 A(18)군 가정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하기 위한 조사를 하던 중 A군 어머니가 사망한 지 1년이 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해 말 A군 어머니는 지병으로 숨졌다. 아버지는 가출했다.

 

A군과 남동생(16)은 단둘이 지낼 수밖에 없었다.

 

맏형(21)이 있었지만 군 복무 중인 터라 동생들을 돌보기엔 역부족이었다.

 

A군 형제의 또래들은 각각 고교 3학년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나이였지만 이들 형제는 가정 형편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둘 다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학교에 못 갈 정도로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장례를 제대로 치르는 일은 요원해 보였다. 

 

만으로 이제 갓 열여섯 살, 열여덟 살인 두 형제는 어머니 시신을 화장해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기만을 고대했다. 

 

그러나 방법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행정 당국에 아버지 가출이 인지되지 않아 이들 형제는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로조차 파악되지 못했었다. 

 

뒤늦게 주변을 통해 형제의 상황을 알게 된 시 당국은 이 가정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게끔 나섰다. 

 

또 이들 형제의 사연이 전해지며 대한예수교장로회 의정부교회(담임목사 김준호)는 서울시립승화원 화장장 비용으로 쓰라며 100만원을 기부했다.

 

A군 어머니 시신이 안치돼 있던 추병원 장례식장도 안치실 비용과 운구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형제는 이날 군에서 막 전역한 맏형과 함께 장례 절차를 치렀다. 

 

아픈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계절이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찾아온 겨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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