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아버지가 술 드신 날이면 항상 '통닭'을 사오셨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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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드시고 오시는지, 수염을 안 깎은 얼굴로 왜 우리 얼굴을 비비시는지, 저녁을 먹었는데 왜 통닭을 사오셨는지.. 어릴 때는 몰랐던 그 행동들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버지가 술 드신 날에 통닭을 사오셨던 이유'라는 제목으로 한 누리꾼이 올린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며 화제를 모고 있다.


해당 글에서 글쓴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술을 드신 날이면 항상 맛있는 것을 사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방에 들어와 자신을 깨웠다고 말한 글쓴이는 "아무 생각 없이 통닭을 맛있게 먹고 방으로 들어갔다"며 "아버지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라고 적었다.


글쓴이는 그때는 왜 아버지가 술을 드신 날이면 통닭을 사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단지 맛있게 먹기만 했을 뿐.


하지만 시간이 지나 자신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아버지가 곁을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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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버지가 퇴근길에 술을 드신 뒤 집으로 오면서 '통닭'을 사왔던 이유는 바로 자식들에 대한 '사랑', 힘들었던 하루에 대한 '작은 보상'이었다. 그리고 힘들지만 힘든척 할 수 없는 '아버지의 눈물'도 담겨 있었다.


자신만 바라보는 가족들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부치고 일을 했던 아버지, 항상 인자한 미소를 보였던 아버지였지만 그도 분명 힘든 순간이 있었을 터.


그러나 아버지는 그 감정을 드러냈을 경우 가족들도 힘들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늘 숨겨왔다. 눈물 한 방울도 보인 적이 없었다.


대신 '통닭'을 사와 행복해하는 자식들의 얼굴을 보며 힘을 얻었고, 우리가 '치맥'으로 스트레스를 풀듯이 아버지도 통닭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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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의 무게..


왜 우리는 통닭을 먹으면서 대화를 원하던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도 힘들다는 것을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을까.


아버지는 '초인'이 아니다. 우리의 영웅은 맞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지칠 때가 있다.


그러니 아버지가 짊어진 '가장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도록 아버지가 수줍게 사랑한다고 표현할 때 우린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어깨 안마라도 해드리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