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연합뉴스,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들 사이를 갈라놓는 씁쓸한 상황을 보여주는 글 하나가 전해졌다.
3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딸이 왕따를 당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공개됐다.
글을 쓴 누리꾼 A씨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딸의 운동회를 보러 갔다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A씨의 딸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있는 모습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A씨가 확인해보니 학교 주변 비싼 아파트에 사는 한 아이가 "A씨 딸이 더럽다"며 다른 친구들에게 같이 놀지 말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었다.
A씨는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보는데 가슴이 찢어지더라"라며 "더럽다고 말하는 아이 부모랑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른 싸움으로 번질까 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끼리 잘 지내고 싶은데 화가 다네요"라고 덧붙였다.
JTBC
실제로 최근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휴거', '주거'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휴거'는 LH 주택공사의 임대아파트 브랜드인 '휴먼시아'에 '거지'를 붙인 말이고 '주거'는 '주공아파트 거지'를 줄인 말이다.
집값과 임대료가 저렴한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집에 사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아파트에서는 같은 단지 내 임대주택 아이들의 놀이터 사용을 막기 위해 철조망까지 설치하면서 어른들의 '치졸한' 마음에 아이들까지 물들고 있는 모습이다.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 여부와 신분을 나누는 기준이 되는 세태에 씁쓸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