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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참사', 노동절 출근한 아빠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 붐대가 전도되면서 근로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삼성중공업은 이날을 휴무일로 정했다. 하지만 협력업체 직원들 상당수는 어김없이 출근길에 올라야 했다. 


다음 달 프랑스 업체에 인도할 해양플랫폼 건조 작업을 계속 진행해야 했기 때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전체 약 4만 명의 근로자가 있었지만 이날은 1만 5천여 명만 출근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사고는 이날 오후 2시 50분께 거제조선소 7안벽(배를 띄어놓고 작업하는 곳)에서 발생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 중이던 8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이 32톤 타워크레인과 충돌한 것.


당시 타워크레인은 해체 중에 있었고, 충격을 이기지 못한 타워크레인 붐대(본체에 달린 작업 팔)는 60m 아래 지상으로 맥없이 추락해 휴게소를 덮쳤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 사고로 주변에 있던 협력업체 직원 6명이 사망했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휴식시간에 맞춰 잠시 짬을 내 담배를 피우던 중 참변을 당했다. 장시간 일하다가 허리 한 번 펴보려 간이 휴게소를 찾은 게 마지막이 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근로자는 "피해자들이 휴식을 취하려 모여 있던 중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고 현장에 있던 부상자들이 거제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갑작스러운 비보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한달음에 달려온 유가족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 아들, 형, 오빠였을 이들이 하루아침에 비명횡사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날벼락같은 사고에 노동절에도 출근길에 나섰던 이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인사이트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로 숨진 한 근로자의 유류품이 / 연합뉴스


특히 이번 사고에서 사망자 전원과 부상자 대부분이 협력업체 직원이었다는 점은 비정규직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늘 그렇듯 위험한 업무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몫이었다"며 현재 제조업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하청노동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하청노동자들의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을 처벌하고 산재 사망에 대해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해야 죽음의 행렬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김주수 거제경찰서장이 2일 오전 '크레인 전도로 사망·부상자가 발생한 삼성중공업 안전사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재 경남지방경찰청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거제경찰서 수사팀을 비롯한 경남경찰청 안전사고전담팀과 과학수사팀 등이 참여한다.


경찰은 사고 당시 크레인 안전관리가 소홀하지 않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