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4일(수)

학원 안 다니고 독학해 서울대 합격한 쌍둥이 형제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2015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쌍둥이 형제가 화제다. 

 

5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서울 경복고에 재학 중인 조영준·영우(18) 형제는 각각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사범대 역사교육과와 일반전형으로 공과대 원자핵공학과에 합격했다. 

 

영준·영우군은 학교에 입학하고 지금까지 사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대신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EBS 교재와 참고서 위주로 스스로 공부해 형제 모두 반에서 1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평소 우애가 좋았던 형제는 독서실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도와가며 공부했다. 서로에게 누구보다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준 셈이다.

 

서울대 수시모집에 제출한 자기소개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형제가 직접 썼다. 

 

언젠가 아버지가 워낙 공부를 잘하는 아들들의 앞길을 막을까 싶어 무리해서라도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보내려 했지만, 형제는 부모님께 부담을 주기 싫다며 한사코 거절했다고 한다. 

 

영준·영우군의 아버지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들이 학원에 다니지 않겠다는 '고집'이 있었다"면서 "힘들었을 텐데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과를 내줘서 정말 고맙고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형제는 특히 어릴 때부터 종류를 가리지 않고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생계를 유지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들들을 도서관에 데리고 다니며 책을 가까이에 뒀다. 

 

형제는 말이 많지 않고 우직한 성격이어서 합격 통지를 받고서도 조용히 가족들하고만 축하했다. 

 

쑥스럽다며 인터뷰를 한사코 마다한 영우군은 "지금 그냥 기분이 좋다. 뭐라고 다르게 표현할 말이 없는 것 같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영우군은 "학원에 다니지 않다 보면 그것이 오히려 편해진다"면서 "쌍둥이다 보니 서로서로 물어보면서 공부한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영준·영우군의 아버지는 "학교 동창회 등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아들들이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으니 이제는 너무 힘들지 않게 여유를 즐기며 대학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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