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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을 '머슴' 취급하는 한국의 학부모들

마땅히 '스승'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한국의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의 '머슴'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상이 사람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고 침을 뱉기도 했다 / YouTube 'You Can Magic'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고 했지만 말 그대로 이제는 옛말이 된 듯하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한 고등학교 교사의 '하소연'을 보면 그것을 실감할 수 있다.

 

자신을 현직 고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글쓴이는 자기 아이를 '중점적으로' 챙겨달라는 학부모의 민원을 받을 때면 교사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하소연했다.

 

글쓴이는 "몇몇 학부모님들은 자녀가 특정 아이와 친해지도록 힘써달라는 얘기도 한다"면서 밑도 끝도 없는 '민원'을 받을 때면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비 오는 어느 날 학부모에게 "저랑 애 아빠가 바쁜 일 때문에 우리 아를 못 데리러 가는데, 선생님께서 오늘만 우리 아이를 집에 데려다 달라"는 부탁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쯤되면 선생님을 '스승'이 아니라 '머슴'이라고 불러야 하겠다. 해당 사연은 많은 사람을 아연실색게 했다. 교사를 '머슴' 취급하는 학부모의 행동에 질려버린 것이다.

 


연합뉴스 

 

해당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교사들이 '스승'으로 대접하지 못하는 현 세태를 정확히 반영한 사연"이라며 씁쓸해 했다.

 

사실 교사들의 교권 추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중이던 기간제 교사를 폭행하고 침을 뱉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몇몇 학생은 웃으며 영상을 촬영하기도 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실제 교육부가 조사한 교권침해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총 1만 3,029건의 교권침해 사례가 있었다.

 

연도별로는 2013년 5,562건, 14년 4,009건, 15년 3,458건이었다. 비록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정도'는 거세지고 있다고 교사들은 하소연 한다.

  


연합뉴스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대체 무얼까? 전문가들은 '가정 교육'의 붕괴를 그 원인으로 지적한다.

 

출산율 저하와 함께 외동 자녀들이 늘면서 내 자식을 '과잉 보호'하는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릇된 행동을 했을 때 '오냐오냐'만 하면서 따끔하게 훈계하지 않으니 어른을 공경하는 예절을 배우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을 '과잉보호'하지 말고 따끔히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승을 우습게 아는 마음이 점점 더 커지면 부모까지 우습게 볼 수 있다"며 "최근 자식들의 부모 살인·폭행 등이 그 단면"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아이들을 '과잉 보호'하지 않아야 한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