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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일만에 돌아온 단원고 백승현 군 지갑을 본 엄마의 눈물

제주도로 수학여행 갔다오겠다고 집을 나섰던 아들의 캐리어와 지갑이 엄마 품에 돌아왔다.

인사이트자원봉사자 임영호 씨 페이스북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제주도로 수학여행 갔다오겠다고 집을 나섰던 아들의 캐리어와 지갑이 엄마 품에 돌아왔다. 꼬박 1103일이나 걸렸다.


금방이라도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엄마 다녀왔습니다"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올 것 같지만 현실은 참혹할 뿐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마는 아들 방도 치우지 않았다. 그렇게 1103일이 지나 단원고 백승현 군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캐리어와 지갑이 엄마 품으로 돌아왔다.


백승현 군의 엄마는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열었고 그 속에는 수학여행 떠나기 전날 용돈으로 쥐여준 1만원짜리 지폐 5장이 바닷물에 젖어있는 채 들어 있었다.


3년 전 친구들과 제주도로 수학여행 떠난다며 들떠 있던 아들에게 쥐여준 용돈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본 엄마는 그동안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인사이트SBS '비디오머그'


한 푼도 쓰지 못한 채 다시 돌아온 5만원을 받아 든 엄마 임현실 씨는 고개를 떨군 채 "가지고 있는 돈이 그것밖에 없으니까 (아들이) 아껴 쓴다는 생각을 했을거다"며 "그것도 다 못 쓰고 간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캐리어에는 옷가지와 미처 사용하지 못한 일회용 렌즈, 치약과 칫솔, 교통카드 등이 수학여행 떠났던 그날 그대로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세월호 참사 발생 20일 만에 싸늘해진 주검으로 돌아왔던 아들 백승현 군. 엄마는 1103일만에 돌아온 아들의 옷가지와 캐리어, 지갑을 보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엄마 임현실 씨는 "(수학여행) 보냈을 때 잘 갔다오라고 사랑한다고 안아주고, 아들도 나를 안아줬다"며 "엄마가 하도 걱정을 하니까 '엄마 걱정하지마, 나 잘 다녀올게'라고 말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세월호 선체에서 미수습자 9명을 수색하는 작업이 이날 9일째 진행 중에 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어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


GOM TV '비디오머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