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아들 곁에 있겠다"며 진도로 이사한 세월호 유가족 찬민 아빠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세월호 참사로 아들 조찬민 군을 떠나보낸 아버지 조인호(52) 씨는 진도로 이사와 그 곁을 지키고 있다.


8일 연합뉴스는 세월호가 인양돼 목포 신항으로 옮겨 갔지만 여전히 팽목항을 떠나지 않는 조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씨는 세월호 참사에서 아들 찬민 군을 먼저 하늘로 보낸 이후 지난해 8월 진도 임회면 고방리 마을로 이사와 새롭게 터를 잡았다.


조 씨가 수십 년 살던 경기도 안산에서 진도로 이사를 결심한 것은 참사를 겪고 팽목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안산 직장에서 사직을 권유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들 찬민 군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조 씨는 "(찬민이가) 3~4살 되던 무렵부터 일자리를 찾아 떠돌다 보니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 했다"며 "아버지가 곁에 있다고 생각하면 찬민이도 외로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아들에게 넘치는 사랑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한 것이 죄책감으로 남아있다는 조 씨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찬민이를 곁에서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팽목항에서 조 씨는 추모객들을 안내는 물론 방명록 등 비품 준비나 제물 등 분향소 관리, 세월호 유가족들과 팽목항 간 연락자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조 씨는 "찬민이 생일에는 동네 주민들이 축하 케이크를 챙겨줄 정도로 잘해준다"며 "내 아픔을 털어놓을 친구들이 생겨 좋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인사이트해양수산부


진도에는 조 씨 외에도 딸 고은 양을 여읜 한복남 씨가 2015년 이사와 임회면 백동리에 자리를 잡았다.


조 씨는 "고은이 아버지도 잘 지낸다"며 "만나면 서로 위로하며 용기를 내자고 다짐한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해양수산부는 목포 신항에서 거치 작업 진행 중인 세월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린 선체 내부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무너진 벽체와 어지럽게 쌓인 구조물들로 미수습자 수색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여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