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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반대했지만 오빠 위해 '단원고' 입학한 여고생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오빠를 위해 단원고에 입학해 재학 중인 김예원 양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김성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졸업하지 못한 오빠 대신 내가 단원고를 졸업하면 좋지 않을까요..."


3년 전인 지난 2014년 4월 16일 진도 해상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전체 선체가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위로 올라왔다. 침몰 1075일만에 드디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오빠를 위해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원고등학교에 입학해 재학 중인 김예원 양의 사연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목에 자신의 학생증과 오빠 학생증을 함께 걸고 다니는 김예원 양은 3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두 살 터울인 단원고 2학년 4반 희생자 고(故) 김동혁 군을 먼저 떠나보내야만 했다.


인사이트Facebook '김성실'


故 김동혁 군은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휴대전화에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 내 동생, 절대 수학여행 가지 말라고 해야겠다"라는 말을 남기고는 다시는 가족들 곁을 돌아오지 못했다.


동생 김예원 양은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먼저 세상을 떠난 오빠를 대신해 단원고를 다니겠다며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현재 오빠가 다녔던 단원고에 진학해 공부 중에 있다.


김예원 양은 "부모님은 반대하셨다"며 "하지만 졸업하지 못한 오빠 대신 제가 단원고를 졸업하고 싶어 부모님을 설득해 단원고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오빠의 죽음이 잊혀지는 것 같다"며 "학생증 두 개를 걸고 다니면 후배들이 가끔 천진난만하게 '남자친구냐'고 물어보는데 그럴 땐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Facebook '김성실'


오빠가 살아 있을 때 이따금씩 사랑한다고 말해서 징그럽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정말 후회가 든다는 김예원 양. 단원고에 진학하면 오빠 교실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다른 학교 대신 단원고를 선택했다.


"이제 그만하라", "잊으라"는 분위기가 원망스럽다는 김예원 양은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리본을 안 달고 다니면 슬퍼진다"며 "언제 가만히 있어야 하고, 언제 나서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전체 선체가 바닷물 위로 올라왔으며 현재 선체에 남아 있던 해수를 배출하면서 같이 섞여 나오는 잔존유를 걷어내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작업에만 2~4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세월호는 이르면 오는 28일 목포 앞바다에 닿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