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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 33주년에 차디찬 세월호 바다서 돌아와줘 고마워요"

3년 만에 세월호가 물 위로 첫 모습을 드러낸 지난 23일은 양승진 교사와 유씨의 33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다.

인사이트

미수습자 양승진 교사 사진보며 이야기 나누는 부인 유백형 씨 / 연합뉴스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1073일 만에 세월호가 바다 밑에서 모습을 드러낸 지난 23일은 미수습자 양승진 교사의 아내 유백형 씨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양승진 교사와 유백형 씨가 결혼한 지 33주년이 되는 날. 유백형 씨는 세월호가 본격적으로 인양된다는 소식에 기쁨의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유 씨의 딸은 '엄마·아빠의 결혼기념일인 오늘 아빠가 계시는 세월호가 올라오네요. 아빠가 곧 오시려나 봐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세월호 인양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전남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온 유 씨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탄 배에 올라탔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저 멀리 세월호 인양 작업 현장이 보였다.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남편 양승진 교사를 곧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유 씨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유 씨는 "고마워. 돌아와 줘 고마워요. 차디 찬 바다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어. 당신도 나도 조금만 더 참고 꼭 만나요."라며 지난날의 그리움을 달랬다.


지난 3년 동안 수차례 세월호 인양 소식이 들려왔지만 기상 악화로 취소되기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결혼기념일 33주년인 지난 23일, 기적같이 세월호 인양이 시작됐고 선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세월호 인양이 차질없이 진행되길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는 유 씨는 혹시나 유실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시절 남편 양승진 교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휴대전화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유 씨. 남편 사진이 담긴 열쇠고리도 항상 지니고 다녀 남편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유씨는 "여기 와서도 희망과 절망이 반복되는 가슴을 조이는 고통이 반복됐지만 내려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며 "인양을 잘 마무리되고 9명 모두 가족을 찾아 집에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함께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현재(24일 오후 7시 30분) 세월호는 당초 계획했던 수면 위 13m까지 들어올리는데 성공한 뒤 반잠수함으로 이동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가 목적지인 목포 신항까지 도착하기까지 약 열흘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4월 4일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