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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유명 브랜드 카페들이 장사가 잘 안 되는 이유

대구는 '커피의 도시'다. 커피 열매 한 알 나지 않는 곳에서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겠지만, 대구는 커피 전문점 매장 수가 3,500여개(2015년 기준)로 270가구당 한 개꼴로 있다.

인사이트커피명가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대구는 '커피의 도시'다.


커피 열매 한 알 나지 않는 곳에서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겠지만, 대구는 커피 전문점 매장 수가 3,500여개(2015년 기준)로 270가구당 한 개꼴로 있다.


이는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커피 축제를 여는 강원도(277가구)보다도 높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 이디야, 투썸 등 유명(대기업)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독점하고 있는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는 '토종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강세를 보이는 유일한 도시다.


인사이트하바나 익스프레스


2015년 12월 기준 대구의 커피 전문점 상위 업체 매장 수를 보면 유명 브랜드 매장 수는 엔제리너스 72개, 스타벅스 40개, 카페베네 38개 등으로 나타났고, 토종 브랜드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120개, '다빈치' 61개, '바리스타B' 33개 등으로 나타났다.


토종 브랜드가 매장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은 대구가 유일하며, 대구는 '커피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실제 많은 토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대구의 토종 브랜드로는 앞서 언급한 것들을 포함해 '커피명가', '핸즈커피', '칼디커피', '봄봄', '매스커피', '하바나 익스프레스', '코페아', '모캄보' 등이 있으며 그 수를 다 합치면 10여개가 넘는다.


이렇듯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토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또 유일하게 토종 브랜드와 유명 브랜드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인사이트핸즈커피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대구의 커피 문화가 유명 브랜드보다 더 빨랐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실제 대구의 커피 문화는 서울보다도 빨랐다. 스타벅스 한국 1호점(이대점)이 1999년에 문을 연 것에 반해 대구는 토종 브랜드인 '커피명가'가 11년 전인 1990년에 1호점을 오픈한 상태였다.


또한 다른 토종 브랜드들도 스타벅스 등 유명 브랜드들이 대구에 매장을 열기 전에 이미 도심과 대학가 등 요충지를 선점해 안정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그리고 '맛만 있다면 우리 지역 브랜드의 커피를 마시는 게 더 낫다'는 대구 시민들의 성향도 토종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데 한몫했다.


인사이트다빈치커피


전문가는 "맛만 있다면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경향이 다른 지역보다 강해 토종 브랜드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며 "또 대구 시민들은 예전부터 원두와 핸드드립 커피 등에 관심이 높았다. 이는 자연스럽게 커피의 질과 맛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 토종 브랜드들은 유명 브랜드가 쓰는 것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원두를 사용한다. 몇몇 업체는 아프리카 지역의 농장과 계약해 원두를 직접 수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은 유명 브랜드의 70% 수준에 불과해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에는 '앞산 카페 거리'라는 커피 명소가 있다.


앞산 네거리부터 현충 삼거리(800m)까지 형성된 이 거리에는 많은 커피 전문점이 모여 있으며, 커피 전문점마다 원두를 볶는 기술이 다양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