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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안 가려고 30kg 살찌운 대학생 보디빌더들

현역 지정을 피하고자 몸무게를 30kg 이상 인위적으로 늘린 대학생 보디빌더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무청의 징병 신체검사를 앞두고 몸무게를 30㎏가량 인위적으로 급격히 늘려 현역 입대를 회피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보디빌더 2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김현미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4) 씨와 B(23) 씨 등 대학생 보디빌더 2명에게 징역 8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A 씨를 제외하고 B 씨에게는 별도로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 씨는 2012년 8월 인천·경기지방병무청의 신체검사를 앞두고 평소 90㎏인 몸무게를 123㎏까지 늘려 4급 판정으로 병역 의무를 감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도 2013년 11월 신체검사를 받기 전 75㎏인 몸무게를 109㎏으로 늘려 4급 판정을 받아 현역 복무를 회피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고등학생 때 보디빌더로 대회에 출전해 각각 80㎏ 이하급과 65㎏ 이하급에서 3위와 1위로 입상한 뒤 체육특기생으로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A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입대를 앞두고 대략 6개월 만에 33㎏을, B 씨는 11개월 만에 34㎏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A 씨의 경우 키가 176㎝로 체중이 108.4㎏을 넘으면 현역 입대를 피할 수 있었다. 키 167㎝인 B 씨도 일부러 살을 찌워 4급 판정 기준인 97.64㎏을 넘겼다.


이들의 키와 평소 몸무게로 신체검사를 받았다면 모두 2급 판정이 내려져 현역 입영 대상이었다.


A 씨는 30㎏ 이상 불린 몸무게를 유지하기 힘들자 병무청에 전화를 걸어 "유학을 가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서 신체검사 일정을 10여 일 앞당겼다.


B 씨는 신체검사 예정일을 앞두고 체중이 늘지 않자 검사일을 늦추기도 했다. 2012년 2월부터 3개월간 14차례나 단백질 보충제를 샀다.


A 씨와 B 씨는 병역 의무를 감면받으려고 일부러 체중을 늘리지 않았다며 인위적인 체중 증가가 병역법 86조의 신체손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병역법상 신체손상은 신체의 완전성을 해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가 생기도록 하는 '상해'의 개념과 꼭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으려고 신체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모두 사회초년생이고 초범이지만 헌법상 국민의 기본의무를 감면받아 현역병으로 복무하지 않기 위해 인위적으로 체중을 늘려 신체를 손상했다"며 "범행 경위 등을 보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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