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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서 팔다 남은 애완동물들은 어디로 가나요?"

애완동물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는 햄스터, 토끼 등 소동물들의 최종 행선지를 알아보기 위해 취재를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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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서윤주 기자 = "우리는 착한 돼지고기만 팝니다!"


최근 이마트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정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마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물 복지 인증 마크'란 농장주가 농장 동물에게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해 녀석들이 스트레스나 불필요한 고통을 받지 않고 사육됐다는 것을 증명한 마크다.


특히 '동물 복지 인증 마크'는 이마트의 오너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관심을 보이는 새로운 정책으로 유명하다.


인사이트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이처럼 '죽은 동물'에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마트가 정작 애완동물 코너에서 판매되는 '산 동물' 관리는 소홀히 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빈축을 사고 있다.


이마트 한 켠에는 반려동물들을 위한 식품, 생활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고기나 토끼, 햄스터 등 작은 동물을 입양할 수 있는 애완동물 코너가 마련돼 있다.


어릴 때 매장 안으로 들어온 동물들은 입양이 될 때까지 그곳에서 생활한다. 그러다 어느 정도 자란 녀석들은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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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 동물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인사이트 기자는 직접 서울에 위치한 이마트 매장 5곳을 방문해 "다 자란 동물들을 어떻게 되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직원은 "번식장으로 간다"고 말했으며, 나머지 직원들은 "나는 잘 모른다"며 자리를 피하거나 인상을 찌푸렸다. 


특히 구로점 직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대체 무엇이 궁금하신데요"라고 화를 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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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인사이트 기자는 이마트 본사 홍보팀에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다.


기자가 "이마트 매장 애완동물 코너에서 분양되지 않은 동물들은 어떻게 되냐"고 묻자 홍보팀 소속 김 모 과장은 "확인을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반 뒤, 김 과장은 "애완동물 코너는 이마트가 아닌 입점업체가 직접 관리한다"며 "애완동물 코너에 서 있는 사람들도 이마트 직원이 아닌 '전문 업체' 사람들이다"고 답했다.


이어 "매장 안 상품들의 건강 상태나 사는 환경에 대해서는 업체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상품들을 들여오는 경로나 이후 보내지는 경로는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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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즉, 이마트는 자리만 제공했을 뿐 동물들이 살던 곳이나 살 곳에는 별 관심이 없으며 동물도 매장에 들어오는 순간 '상품'으로 취급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이처럼 이마트의 '산 동물'은 동물 복지 인증 마크가 찍힌 '죽은 동물'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결국 인사이트는 이마트의 연이은 함구에 동물들의 마지막 행선지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화를 내거나 자리를 피하는 전문업체 직원들의 행동에서 녀석들의 최종 행선지가 결코 좋은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


최종 행선지도 모른 채 동물들은 오늘도 이마트 매장 애완동물 코너에서 입양이 되길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마트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반려동물을 아끼는 모습을 자신의 SNS 등에 공개해 이목을 끌어왔다.


그런데 이마트 내에서 살아있는 애완용 동물들이 어떤 '복지'를 누리는지 알고는 있냐고 정 부회장에게 되묻고 싶다.


인사이트정용진 부회장과 그의 반려견. 정용진 트위터


서윤주 기자 yu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