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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개봉 앞두고 곡성시가 안절부절 하는 이유

잔혹한 스릴러 영화 '곡성'이 곡성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via 영화 '곡성' 공식 포스터

 

"그놈은 낚시를 하는 거여, 뭐가 딸려 나올지는 몰랐겄지 지도…."

 

최근 공개된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哭聲)'의 예고 영상에 나온 배우 황정민의 대사다.

 

'추격자', '황해' 등 나 감독 전작처럼 음침한 분위기의 영상미와 분위기가 '미끼를 물었다'는 영화 포스터의 강렬한 홍보 카피에서도 묻어나온다.

 

17일 전남 곡성군에 따르면 영화 '곡성'이 오는 5월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혹시나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쏟아진다.

 

특히 최근 공개된 영화의 예고 영상을 보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여성 연쇄살인범을 다룬 '추격자', 연변 살인청부업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황해'를 연출해 주목받은 나홍진 감독은 황정민, 곽도원, 천우희 주연의 '곡성'이라는 영화를 전남 곡성군에서 촬영했다.

 

시골마을에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의문의 연쇄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 역할을 맡은 곽도원과 무당 역할을 연기한 황정민이 진실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이다.

 

via 영화 '곡성' 공식 포스터

 

이 영화는 2013∼2014년 촬영을 마치고 지난해 개봉하려다 영화제작사의 내부 사정으로 올해 5월 개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음(곡) 소리'라는 뜻의 영화 '곡성(哭聲)'을 '깊은 골자기와 높은 산의 고개'라는 한자 뜻의 '곡성(谷城)' 지역에서 촬영한 것은 감독의 의도적인 중의적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잔혹한 스릴러 영화가 자칫 귀농·귀촌으로 외지인을 유치해 귀촌향도 현상를 벗어나려는, 관광지 개발로 농촌 경제를 살려보려는 곡성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곡성의 한 주민은 영화 제작이 한창인 2014년 '영화 곡성(哭聲) 이대로는 안된다'는 글을 곡성군 누리집에 올렸다.

 

그는 "영화 제목과 주요 배경·장소가 곡성이라고 해서 주민들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청정수도 곡성에 좋은 면이 부각될것 같지 않고 곡성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 같으면 영화 제목을 바꾸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곡성군과 경찰 정보당국도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민들의 동향을 살피는 등 영화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곡성군은 영화를 촬영하는데 제작사의 협조요청을 받거나, 영화촬영에 협조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곡성군 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도 아닌데 영화 제목 때문에 피해가 우려된다"며 "지명 곡성과 영화 곡성의 의미를 분리하기 위해 영화 포스터 등에 '哭聲' 이라는 한자를 병기하는 방안을 영화제작사에 요청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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