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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후예' 제작비 130억은 어디에 쓰였을까?

인기드라마 '태양의후예'가 13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알려진가운데 130억원은 어디에 쓰였을까?

via KBS2 '태양의 후예'

 

'태양의 후예'는 13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16부작 드라마이니 회당 8억여원이 투입된 셈인데, 최근 한국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가 3억5천~4억 원 선이고 SBS TV 무협 사극 '육룡이 나르샤'가 회당 6억 원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힘을 줬는지 알 수 있다.

 

물론, 돈을 많이 들인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좋은 드라마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초반에 돌풍을 일으킨 것만으로도 '태양의 후예'는 제작비 값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청자들은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반응이다.

 

이 드라마는 2010년 같은 액수의 제작비를 들였고 소지섭과 김하늘이 주인공을 맡아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졌지만 실패한 MBC TV '로드 넘버 원'과도 여러 면에서 비교되고 있다.

 

130억원은 어디 어디에 쓰였을까.

 

via KBS2 '태양의 후예'

 

◇극의 65% 가상의 재난지역 우르크 이야기…이국적 풍경

 

재난 휴먼 멜로드라마를 표방하는 '태양의 후예'는 발칸반도 가상의 재난지역 우르크를 배경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지난해 10월 그리스에서 한달간 머물며 촬영을 진행했다. 자킨토스섬 나바지오 해변, 니다 평원, 띠바 평야, 림노스 사막과 함께 아라호바, 아나포니트리아, 스코피오티사 등지에서 촬영했다.

 

이러한 이국적 화면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탁 트인 짙은 쪽빛 지중해 바다와 낮은 산등성이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마을의 풍경은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선을 붙든다.

 

드라마는 그리스 로케이션 촬영 전후로 강원도 태백에 그리스를 재현한 오픈 세트장을 짓고 촬영했다. 그리스와 태백 세트 모두 드라마에서는 우르크로 등장한다. 경기도 안성에는 별도의 실내 세트를 짓고 촬영했다.

 

제작진은 "극의 65%가 해외 설정으로 돼 있어 이 부분을 표현하는 데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태양의 후예'의 총괄 프로듀서는 "현재 드라마에 우르크로 등장하는 부분은 그리스 촬영분과 태백 촬영분이 모두 뒤섞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백 세트에서는 촬영 후 CG로 그리스 배경 화면을 입히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총괄 프로듀서는 "아주 예민한 시청자가 아닌 이상 어디가 그리스이고 아닌지 구분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크에 등장하는 많은 외국인 출연자의 개런티도 상당 부분 차지했다. "국내 외국인 보조 출연자들의 몸값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육군 특전사가 주인공이라 헬기는 육군의 협조를 얻었지만, 각종 총기류는 절차에 따라 대여용으로 대거 수입해서 촬영하고 반납했다.

 

또한 사전제작으로 6개월간 촬영하면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촬영일수가 많았던 점, 준전시 상황 등 대규모 세팅이 필요한 장면이 많았던 점도 제작비 상승 요인이다.

 

특급인 김은숙 작가와 송중기, 송혜교의 몸값도 한몫한 것은 물론이다.

 

via NEW

 

◇미술비 20억, 지진 등 CG 많이 쓰여

 

'태양의 후예'에는 미술비가 20억 원 투입됐고, 그리스 배경 화면과 앞으로 등장할 지진 장면 등 CG가 상당 부분 들어가면서 후반작업 비용도 꽤 들었다.

 

제작진은 "구체적으로 CG 비용이 얼마였는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이국적 화면과 재난 장면을 위해 CG비용이 많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태양의 후예'에는 향후 지진 재난 현장이 펼쳐지는데, 이 지진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제작진으로서는 큰 과제였다.

 

총괄 프로듀서는 "지진 자체를 표현하는 게 어렵고, 잔해 속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장면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껏 '디데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국내 드라마에서 지진을 본격으로 표현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고 공도 많이 들였다"며 "다행히 지진 장면이 잘 나왔다"고 전했다.

 

여느 의학드라마만큼은 아니지만 극중 의료진의 수술 장면 역시 일반적인 장면보다는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다.

 

via KBS한국방송 / Facebook

 

◇'로드 넘버 원'의 패인 극복…대작의 무게에 함몰되지 않아

 

지금껏 국내 사전제작 드라마들은 대개 방송 편성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제작돼, 만들어진 지 한참 후에 방송이 되면서 개봉과 동시에 '철지난 드라마'가 돼버린 경우가 태반이었다. 또 기본적으로 '실험용'으로 만들다보니 제작비도 적었고, 톱스타도 등장하지 않았다.

 

'비천무' '사랑해' '친구, 우리들의 전설' '2009 외인구단' '파라다이스목장' '버디버디' 등이 그러했다.

 

대체로 사이즈가 작았던 이들과 달리 2010년 6월 시작한 '로드 넘버 원'은 MBC가 제작비 130억 원이 투입됐다고 밝힌 작품이다. 톱스타 소지섭과 김하늘이 주연을 맡아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 휴먼 멜로 드라마였다.

 

20부작으로 첫 방송 전 촬영은 마쳤지만, 후반작업은 계속 진행돼 엄밀히 말하면 완벽한 사전제작은 아니었으나, '로드 넘버 원'은 '태양의 후예'와 여러모로 비슷한 스펙이었다. A급 작가와 연출진, 배우가 모였고 MBC 편성이 잡힌 상태에서 제작이 진행됐으며, 스케일이 큰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시청률 4%대까지 추락했고 5.3%로 막을 내렸다.

 

국방부의 대대적인 지원까지 받으며 출발한 '로드 넘버 원'의 패인은 '대작'임을 내세웠다가 그 무게에 함몰된 것이다. 전쟁 스펙터클을 강조했지만 해외 작품에 눈높이가 맞춰진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소지섭과 김하늘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나와 매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반면 '태양의 후예'는 해외 파병 군인과 재난 현장을 통해 판을 키우면서도 송중기와 송혜교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멜로에 무게중심을 둬 대작의 무게에 함몰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를 다져 '눈 둘 곳이 많은' 드라마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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