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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A조 최하위 카타르를 상대로 무려 3골을 내주며 33년 만에 패배했다.
지난 3월 중국 원정 사상 첫 패배를 기록한 데 이어 33년 만에 카타르 전 패배를 기록한 대표팀은 이제 아시아의 호랑이가 아닌 아시아의 고양이로 위상이 떨어졌다.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더이상 한국 축구대표팀을 겁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론과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경질 여론에 직면한 슈틸리케 감독. 그도 이를 의식한 듯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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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에게 2-3으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 거취에 대해 질문이 나올 것 같다"며 직접 말을 꺼냈다.
그는 "그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답할 수 없다. 내 손에 달린 게 아니다"라며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으로서 아주 실망스럽다.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렇게 져서 안타깝다"며 "가장 큰 책임은 나에게 있다. 선발 명단도 그렇고 전술적으로도 그렇고 이 결과에 대해선 내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현재 4승 1무 3패 승점 13점으로 A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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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한 순위지만 남은 이란(8월31일), 우즈베키스탄(9월5일)과의 경기에서 1패라도 기록할 경우 본선 진출은 물거품이 된다.
그렇기에 국내에서는 슈틸리케 감독 경질론이 일어나고 있으며, 실제 이번 카타르 전이 한국 축구의 명운은 물론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을 가를 '단두대 매치'로 불린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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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후임 감독으로 신태용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과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슈틸리케 감독 경질의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에 33년 만에 카타르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3월 중국 전 패배 후 본격적인 감독 교체 회의를 하지 않았냐? 거기서 다시 한 번 유임 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결국은 가장 좋은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오늘날 이 위기를 초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슈틸리케 감독에게 주어졌던 시간을 고려해 본다면 그간 경기력 향상이 없었다"며 "우즈베키스탄 전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그때 경질이 논의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