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시민 불편 걱정해 경호차량 없이 '버스' 탔다

휴가차 경남 양산 사저에 머물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이동을 위해 버스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경남 양산 자택에서 휴가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시민들의 불편을 우려해 경호차량 없이 버스에 탑승하는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후 부산 영도에 거주하는 모친을 방문해 가족 모임을 가졌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월요일인 22일 공식 휴가를 낸 문 대통령은 당선 이후 처음으로 모친인 강한옥 여사를 찾아 함께 식사하고 담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양산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길에 경호 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버스 한 대를 이용해 모친을 방문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임기가 시작된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출발하는 경호 의전차량. 연합뉴스 

대통령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외부 일정을 소화할 경우 경호상의 이유로 방탄 소재의 전용 차량을 이용하는 게 국가원수 경호의 기본으로 통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시민들의 불편을 걱정해 전용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고 버스 한 대에 청와대 관계자들과 동승해 의전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이동할 때는 경호차량과 수행 차량 10여대가 함께 움직이는 게 통상적인 의전인 것을 감안하면 놀랍다는 게 주변 반응이다.

양산 자택에서 반려견 마루와 인사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특히 경찰 차량이 사전에 도로 신호를 차단해 대통령 차량이 '일정한 속도'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게 '경호 작전'을 펼치는데 이는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경호 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버스 한 대에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가 모두 탑승해 이동했다"며 "낮 12시 10분 어머니 댁에 도착해 오후 2시 30분까지 인사를 드렸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강한옥 여사와 짜장면 등 중국 음식을 주문해서 즐겼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대통령 '극존칭'한 박근혜와 달리 '국민' 가장 높이는 문재인 정부 (영상)문재인 정부 취임 이후 청와대 브리핑에서 대통령을 지칭하는 어법이 달라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