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씨를 말려라" 유전질환 환자 강제 불임 수술시킨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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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이런 몸으로 결혼해서 미안해"


강제로 불임 수술을 받게 된 한 일본인은 자신의 배우자에게 눈물로 얼룩진 고백을 전했다.


피해자는 일본 정부의 강제 시행 정책으로 불임 수술을 받았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이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에 의해 강제로 불임 수술을 받아 생식 능력을 잃다니.


더욱 심각한 것은 일본에 강제로 불임 수술을 강요당한 피해자가 무려 1만 6,000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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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단초는 2차세계대전 무렵의 독일 나치 정권에 기인한다.


당시 나치는 "유전적으로 열등한 인간을 낙오시키며 우월한 유전자만 취사선택해 민족성을 강화한다"며 단종법을 강행했다.


쉽게 말하면 선천성 유전질환 환자의 생식 능력 파괴, 낙태를 합법화하겠다는 뜻이었다.


반인륜적이고 파괴적인 나치의 단종법을 찬양하던 무리가 있었다. 스스로 제국(帝國)이라고 칭하던 일본이었다.


일본은 나치의 단종법을 본받아 유전자를 개량하고 국가적 위상을 드높인다는 미명 아래 '우생보호법'을 제정했다.


우생보호법은 지난 1948년부터 1996년, 무려 48년 동안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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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동안 일본 정부는 유전성 질환 환자, 지적 장애인 등에게 환자 본인의 동의 없이 강제로 불임 수술을 실시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우생보호법에 따라 진행된 불임 수술은 총 2만 5,000건이 넘는다.


그중에서 환자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 진행된 수술만 따지면 1만 6,475건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강제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우생보호법 관련 자료에는 "환자와 보호자가 수술을 거부하면 몸을 구속하거나 거짓말로 속여서 수술해도 된다"라고 기록돼 있을 정도로 강제성이 높았다.


그러나 일본 사회는 침묵한다. 여론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쉬쉬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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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회적 약자인 강제 불임 수술 피해자들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제대로 된 사과, 보상을 기대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한 피해자 여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다.


피해자 및 시민단체들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 악법"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독일 정부는 나치의 단종법으로 피해를 입은 수만명의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제 일본 정부의 차례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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