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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연맹 때문에 죽은 동생 대신 '금메달' 따겠단 약속 못지킨 누나 노선영

노선영 선수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가 꼭 메달을 따야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 선수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올림픽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빙상연맹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노선영이 평창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


암으로 숨진 동생 故 노진규 선수에게 반드시 메달을 안기겠다고 손가락 걸었던 누나 노선영은 결국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23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여자팀 추월에 출전 예정이었던 노선영(콜핑팀)이 자격 자체를 얻지 못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인사이트


앞서 빙상연맹은 지난해 10월 국내선발전을 통해 여자 팀 추월대표팀으로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 노선영을 선발했다.


세 선수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 출전했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매스스타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출전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노선영은 개인종목 출전권을 따지 못했고, 여자 1,500m에서 예비 순위 2번에 들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ISU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팀 추월에 출전할 선수는 개인 종목 출전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빙상연맹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결국 노선영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연맹은 "관련 규정이 모호해 지난해 10월 ISU에 문의했는데 담당자가 기준 기록만 통과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올해 1월 10일 메일로 갑자기 개인종목 엔트리 확보 선수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연맹은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 지난 20일 노선영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연맹의 어이없는 실수로 평창올림픽의 꿈이 무산됐지만, 연맹이 급하게 뿌린 보도자료에는 그 어떤 사과나 노선영을 향한 심심한 위로의 말이 한 줄도 담겨 있지 않았다.


인사이트故 노진규 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노선영의 자세와 열정은 그 어떤 때보다도 남달랐다.


4년 전 소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려 했던 노선영에게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동생 노진규가 있었다.


어릴 적 누나를 따라 스케이팅을 타기 시작한 노진규는 김동성과 안현수를 잇는 '쇼트트랙 유망주'였다. 


노진규가 2014년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출전권을 따내면서 두 남매는 올림픽에 출전해 함께 금메달을 따자고 약속했다.


그러나 소치올림픽 개막 한 달을 앞두고 노진규가 골육종을 판정 받았다. 동반 출전의 꿈이 깨진 순간 노선영은 동생에게 평창올림픽은 꼭 같이 나가자고 말했다.


인사이트故 노진규 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 연합뉴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진규는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2016년 세상을 떠났다. 노진규는 투병 중에도 항상 누나 노선영에게 올림픽에서 꼭 잘하라고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 평창올림픽에 출전해 동생에게 꼭 금메달을 안겨주고 싶어 4년 동안 피땀 흘려 준비했던 누나 노선영은 끝내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한 선수의 꿈이 산산조각났지만 빙상연맹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노선영이 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여자팀 추월 대표팀은 다른 선수로 팀을 꾸려야 한다. 현재 개인종목 출전자격이 있는 선수는 이상화, 박승희, 김현영이다.


다만 세 선수 모두 '단거리'에 특화돼있고, 무엇보다 조직력과 팀워크가 중요한 추월에서 단기간 준비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죽은 동생 대신 '금메달'따려 평창올림픽에 나선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노선영이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 故 노진규를 그리며 올림픽 메달 획득을 다짐했다.


올림픽 규정 모른 빙상연맹 때문에 평창올림픽 출전 '무산'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 빙상연맹 탓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노선영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