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한 학원시간에 쫓겨 편의점서 대충 끼니 때우는 청소년들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6명이 최근 일주일간 편의점이나 매점에서 식사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6명이 최근 일주일간 편의점이나 매점에서 식사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편의점 음식이 저렴하고 맛있어서가 아니었다. "시간이 없어서"였다.
6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제13차(2017)'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 최근 일주일간 편의점 식품으로 식사를 대신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65.3%였다.
절반이 넘는 청소년들이 편의점에서 밥을 해결하는 것이다. 식사 빈도는 주 1~2회가 39.3%로 가장 높았으며 주 3~4회 17.4%, 주 5~6회가 4.9%였다.
매일 한 끼 이상 편의점 음식으로 밥을 대신한다는 학생은 2.6%, 매일 2회는 0.6%, 세 끼 식사 모두는 0.4%였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편의점을 찾는 것일까. 그 이유로는 '먹기 간편해서(26.5%)', '시간이 없어서(20.1%)', '쉽게 구할 수 있어서(7.8%)' 등이 주를 이뤘다.
학업에 쫓기다 보니 시간을 아끼려면 어쩔 수 없이 간단히 밥을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음식을 찾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는다'기 보다 학원 스케줄에 맞춰 10분 만에 '흡입'하는 게 일상이 됐다.
실제로 학원가 주변 편의점에서는 문제집을 풀거나 동영상 강의를 보면서 삼각김밥을 먹고 있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과 과도한 학습시간, 무한 경쟁체제 속에서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때문에 건강 악화는 물론 수면 부족, 우울증, 분노조절, 자살사고 등 정신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OECD가 발표한 '2015 학생웰빙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36점을 받았다. OECD 평균 7.31에 한참 못 미친다.
반면 하루평균 학습시간은 7시간 50분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3시간~5시간에 그쳤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도 모자란 시간에 학업에 치여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는 대한민국 청소년들.
이에 전문가들은 "한참 성장할 나이에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대충 때우다 보니 심각한 영양 불균형이 우려된다"며 청소년들의 육체 및 정신건강을 위해 국가와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