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한샘이 사내 직원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으나, 여론의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이영식 한샘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회사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사회생활 새내기인 어린 당사자의 권익을 회사가 지켜주지 못한 부분은 어떤 변명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본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 왜곡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런 취지에서 회사는 필요하다면 공적 기관으로부터 어떠한 조사라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사건 관련 당사자 중 한 사람인 남자 사원의 이의 제기도 있었다고"며 "회사는 사건 진실을 명확하게 판별하기 어려워 사법기관의 도움을 받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성 근무자를 위한 법무 및 심리상담 전문가를 배치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 사장은 "불미스러운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물의를 빚어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과 한샘을 아껴주시는 고객분께도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샘이 뒤늦게 피해자와 고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한샘 가구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다음 아고라에는 한샘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서명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4일 오후 12시 현재 1만 명 이상의 누리꾼이 서명에 동참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9일 피해자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A씨가 작성한 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입사 직후 동기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화장실을 갔다가 남자 동기로부터 몰래카메라 피해를 입었다.
또한 A씨는 교육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이를 인사팀장에게 알리자 인사팀장은 사건을 축소하도록 진술을 강요했다.
이어 인사팀장 역시 A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과문을 접한 많은 소비자들은 한샘이 뒤늦게 사과를 했다는 점에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벌어졌던 사건이 이제서야 논란이 되자 급히 사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샘 측은 "A씨가 사건 직후 경찰과 회사 인사위에서 교육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게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찰은 해당 사건 수사를 진행하다가 올해 3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 역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한샘은 교육 담당자에게는 정직 3개월 징계를, A씨는 진술 번복을 이유로 6개월 감봉 처분을 내렸다가 A씨 입장을 고려해 감봉 처분을 무효로 했다.
교육 담당자는 현재 타 사업부에 근무하고 있으며 A씨는 2개월 휴직 뒤 복귀했다.
A씨를 성폭행하려던 인사팀장과 몰래카메라를 찍었던 남자 동기는 해고됐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