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감독이 아닌 축구 행정가의 길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일본 매체 '야후 재팬'은 25일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현역 은퇴 후 감독이나 해설자가 아닌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걷게 된 이유를 밝혔다.
2014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지난해 9월 영국 레스터의 드몽포르 대학교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 코스 과정에 입학, 지난 7월 스위스 뇌사텔 대학에서 졸업 논문을 발표하며 학위 취득에 성공했다.
'축구 행정가'로 변신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박지성은 이에 대해 "세계 축구는 유럽이 선도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배운 경험을 아시아 축구에 활용하고 싶다. 시기만 맞으면 K리그와 J리그 클럽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과 FIFA,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일할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어 그는 감독의 꿈을 접은 것에 대해 "거스 히딩크 감독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감독은 365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는 직업"이라며 "오히려 히딩크 감독과 퍼거슨 감독 같은 명장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나에게는 지도자라는 직업이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감독이 되려면 전술도 중요하지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상황을 즉시 파악해서 선수들의 의욕을 끌어내야 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호통으로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해 분발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나는 히딩크 감독이나 퍼거슨 감독처럼 할 수 없다. 나에게 감독은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또 이영표 등 2002 월드컵 동료들이 축구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축구 선수 출신이 걸을 길은 지도자, 해설자, 행정가 등 세 가지라고 생각했다. 지도자는 생각하지도 않았고 해설자는 축구의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지만 축구 발전에는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행정가의 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끝으로 그는 "FIFA 마스터 코스를 이수하면서 꿈을 이루려면 열정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웠다"면서 "10년 후가 될지, 2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훌륭한 축구 행정가로서 아시아 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지성은 지난 7월 한국인 최초로 '국제축구평의회(IFAB)' 자문위원에 위촉됐다.
연합뉴스
IFAB는 축구 규칙을 정하는 단체로 자문위원에 위촉된 박지성은 IFAB가 축구 규정을 바꿀 때 전문가의 입장에서 규정의 장단점을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새로 구성된 자문위원 18인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 박지성을 비롯해 네덜란드 전설의 공격수 마르코 판 바스턴, 크로아티아 축구 영웅 즈보니미르 보반, 프랑스 대표팀 수비수 출신의 크리스티앙 카랑뵈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