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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소원 담아 날려보낸 '풍등'에 몸 끼어 죽은 올빼미

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풍등에 야생 동물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

인사이트(좌) 영화 '라푼젤' ,(우) RSCPA


[인사이트] 황비 기자 = 은은한 불빛으로 밤하늘을 별처럼 수놓는 아름다운 풍등 축제는 연인, 가족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기는 한 밤의 축제이다.


그런데 우리가 감탄하며 무심코 날려 보낸 이 풍등이 야생 동물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CPA)가 풍등이 동물과 자연을 해치고 있다며 사용을 금지할 것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RSCPA는 하늘 위를 떠다니던 풍등에 다리가 얽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올빼미 한 마리의 사진을 공개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인사이트RSCPA 


공개된 사진 속에는 풍등에 몸이 끼어 몸 곳곳이 불에 그을린 올빼미 한 마리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RSPCA는 "올빼미는 사람들이 하늘로 날려 보낸 풍등에 부딪치면서 몸이 끼어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올빼미처럼 야생 동물들이 풍등에 몸이 끼거나 불에 타 죽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땅에 떨어진 풍등을 잘못 먹어 날카로운 철사에 목과 위를 찔려 내부출혈로 숨진 경우도 허다하다"고 전했다.


또한 "목숨을 잃는 게 아니더라도 풍등에 잘못 얽히면 큰 부상을 입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양 생물 또한 마찬가지다. 바다로 떨어진 등불을 먹이로 착각하고 먹는 경우가 많아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문제로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풍등 날리기'를 자제하는 것을 권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은 이미 50개의 지자체에서 풍선과 풍등 날리기를 금지한 상태다.


RSPCA는 "풍등은 야생 동물 뿐만 아니라 자칫 화재로 번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며 풍등 날리기 '전면 금지'를 강력히 주장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Independent 


한편 국내에서도 여러 동물단체들이 풍선 날리기나 풍등 날리기를 금지 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아리랑은 지난 5월 풍선·풍등 날리기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거나 행정 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와 환경부는 "당장 이런 행사 등을 금지시키기엔 무리가 있다며 검토 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늘에 날린 풍선 '150만개'는 이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아름답기만 했던 풍선들은 잠시 후 도시 전체를 마비시키며 참담한 비극을 몰고 왔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