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이영학 여중생 살해 사건과 관련, 경찰의 미흡했던 초동 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피해 여중생 실종 신고에도 단순 '가출'로 파악했다던 경찰이 이번엔 피해자 부모가 직접 이영학 집 앞까지 데려갔지만 수색을 주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SBS 8시 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실종 신고가 들어온 지 하루를 넘기고도 11시간이 지나서야 피해자 김양의 부모와 함께 수색에 나섰다.

SBS 8시 뉴스
그런데 이 과정에서 CCTV 확인을 일일이 요구하는 등 김양의 행적을 집요하게 쫓은 건 경찰이 아닌 김양의 부모였다.
피해자 어머니는 형사가 그런 게 아니다. 내가 들어가서 교회에 애를 잃어버렸다며 구구절절 말해 CCTV 보게끔 허락 받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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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영학의 집을 찾아낸 것도 피해자 부모였다.
딸의 친구들을 불러내 이영학 집이 어디인지 일일이 물어보고, 그제야 이영학 집을 알아내 경찰과 함께 수색하러 갔다는 것이다.
이영학 집 앞에 도착해서도 경찰은 '영장'이 없다며 내부 수색을 주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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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아버지는 "'(딸이) 없으니까 이 집하고는 연관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며 "그래서 내가 '형사님, 전 이 집이 발길이 안떨어집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피해자 부모가 경찰에게 사정 사정을 해서야 겨우 내부 수색이 이뤄졌다.
경찰은 활동사항에 내부 수색을 위해 사다리차를 동원했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경찰이 아닌 피해자 아버지가 직접 부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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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피해자 부모의 실종 신고에도 '단순 가출'로 파악하고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심지어 교대근무 당시, 낮근무자에게 인수인계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 신고 이후 13시간 가까이 살아있었던 피해학생. 이에 잃어버린 딸을 어떻게든 찾으려는 부모의 애타는 심정과 달리 경찰의 초동 수사는 안이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