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70대 노인이 손자들의 대학 등록금에 쓰려고 4년간 모은 1천만원을 길에서 주운 여성 2명이 경찰에 절도죄로 입건됐다.
지난 27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전혀 모르는 사이인 정모(77) 씨와 박모(64) 씨는 4일 오후 1시 45분께 부산 금정구 서동의 한 은행 앞에서 5만원권 100매 2묶음(1천만원)을 발견해 절반으로 나눠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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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천만원은 문모(77) 씨가 올해 고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손자의 대학 등록금으로 쓰기 위해 4년 전부터 노인 일자리로 번 20만원을 매월 적금으로 모은 돈이었다.
이날 문씨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전쟁이 일어날까봐 걱정돼 현금을 집에 보관하려고 적금을 해약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돈을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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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와 박씨가 나눠가진 문씨의 1천만원은 경찰 수사로 다시 문씨의 품으로 돌아갔고, 경찰은 정씨와 박씨에게 점유이탈물 횡령보다 형량이 높은 절도죄를 적용했다. 돈다발을 주운 뒤 주변 CCTV를 살폈고 2분도 안돼 현장을 뜬 점을 고려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돈을 되찾기 전까지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들었다"며 "피해금을 그대로 회수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꿈자리가 좋았다. 평소 착한 일을 해 하느님이 선물을 주신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금정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