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골수기증 수술 앞두고도 암환자 살릴 생각에 '함박미소'짓는 군인들
얼굴도 모르는 암환자에게 기꺼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군인들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얼굴도 모르는 암환자에게 기꺼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군인들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25일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은 돌격대대 안영훈(29) 대위와 이중혁(24) 하사가 최근 골수기증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5년 전인 2012년 8월 안 대위는 우연히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접한 '조혈모세포 홍보 캠페인'을 통해 기증을 결심했다.
이 하사 역시 지난해 3월 휴가기간 동안 헌혈의 집을 찾았다가 간호사의 추천으로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정보를 듣고는 곧바로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일반적으로 조혈모세포는 혈연 지간이 아닌 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이 100% 일치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기증이 쉽지가 않다.
실제로 그 확률은 2만명분의 1일만큼 매우 희박하다.
때문에 안 대위와 이 하사는 오래 전 기증희망자로 등록해놨으나 지난 5월에야 혈액암 환자와 HLA가 100%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실 업무, 건강 상태 등 기증할 여건이 안되면 정중히 거절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흔쾌히 기부를 결정했다.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그 정도의 희생쯤은 이들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안 대위와 이 하사는 곧장 연차 휴가를 냈고 일주일이 넘도록 병원에서 지내며 건강검진, 촉진제 투여, 수술 등을 마쳤다.
덕분에 간절히 조혈모세포를 기다리고 있던 혈액암 환자 두 명이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안 대위는 "앞으로도 조혈모세포가 일치하는 환자가 생기면 언제든지 기부할 생각"이라며 "주변을 향한 작은 관심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하사 역시 "조직세포가 일치하는 환자를 만난 건 서로에게 큰 축복이었다"며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 부대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