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5개월이면 눈치 생긴다” <美 연구팀>

생후 15개월이면 눈치가 생기면서 행동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 학습·뇌과학연구소(Institute for Learning & Brain Sciences)의 앤드루 멜조프 박사는 아기는 생후 15개월이면 감정의 '레이더'가 구축되면서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반응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일 보도했다. 

아기의 뇌는 '스펀지' 같아서 이때가 되면 자신이 경험한 것만이 아니라 다른 두 사람이 서로 주고받는 행동에서도 눈치로 터득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멜조프 박사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생후 15개월 아기 150명을 대상으로 부모의 무릎에 앉은 상태에서 한 실험자가 여러 가지 장난감을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그러는 사이에 또 다른 사람 하나가 방으로 들어와 앉더니 실험자의 장난감 사용 설명이 잘못됐다고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다음엔 아기들에게 장난감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게 했다.

불평을 늘어놓은 사람이 방에서 나가거나 등을 돌린 상태일 경우 아기들은 재빨리 장난감을 가지고 실험자가 설명했던 대로 흉내를 냈다.

그러나 불평한 사람이 무표정한 얼굴로 아기들의 행동을 지켜보거나 잡지를 보고 있을 땐 아기들은 평균 4초를 미적거리다 장난감을 만지기 시작했다.

또 실험자가 보여주었던 것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전에 화를 냈던 사람은 지금 당장은 다시 화를 내지 않더라도 자신들에게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아기들이 판단한 때문이라고 멜조프 박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화를 낸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험자가 보여준 대로 거리낌 없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기들도 일부 있었다.

이 아기들은 이 실험 전에 미리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충동성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충동성이 강한 아기일수록 화낸 사람이 또 화를 내든 말든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인간발달학교수 줄리 펠만-티난 박사는 어려서부터 자기통제가 어려운 아이들은 나중 학교성적이 부진하고 사회적응 능력이 떨어지는 등 장기적인 성장발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인지발달'(Cognitive Development) 10/11월호에 실렸다. 

[ⓒ 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