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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영화 안보는 친구가 영화 '터널'을 추천한 세가지 이유

영화 '터널'이 재난 영화의 공식을 깬 설정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의 호평을 받고 있다.

YouTube 'SHOWBOX'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기자의 친구는 재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함께 '터널'을 본 후 "정말 재밌었다. 꼭 봐야 할 영화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화 터널이 개봉과 함께 평론가, 기자들과 일반 관객 모두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일단 재밌다. 기존의 재난 영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일상의 공간에서 누구나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사고를 재난을 설정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에 '사회 시스템'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재난 영화와 다르다.


그리고 2016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재난을 둘러싼 우리 모두와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영화 '터널' 스틸컷


1. 새로운 연출


우선 감독과 주연배우가 훌륭하다. 영화 '끝까지 간다'로 탄탄한 연출력을 증명했던 김성훈 감독 답게 영화는 시작부터 거두절미하고 터널로 직행한다.


'하정우의 원맨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난을 당한 생존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그렸다.


그런 와중에 터널 바깥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터널 안 상황과 절묘하게 교차한다.


인사이트영화 '터널' 스틸컷


2. 재미 


먹방으로 유명한 하정우가 극한 상황에서 보여주는 유쾌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먹방'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생존'이라는 과제와 '제한된 먹을 거리'가 밀고 당기는 팽팽한 긴장을 정말 야무지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손전등, 물 두 병, 생일케이크, 핸드폰 배터리, 개 사료라는 몇 개의 소품이 이야기를 팽팽하게 끌어나가는 주요 장치라는 점도 기존의 재난 영화와 다르다.


주인공에 대한 몰입감이 엄청나기 때문에 보면서 숨이 막힐 정도지만, 땀을 쥔 손이 아플 때쯤 나타나는 하정우와 오달수의 유쾌한 말투가 숨막히는 무게를 덜어주며 웃음을 자아내는 점도 장점이다.


터널이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내리 달리며 흥행하는 이유는, 영화 자체의 재미 때문이다.


인사이트영화 '터널' 스틸컷


3. 우리 모두의 이야기


하지만 '터널'은 재미와 상관 없이 모두가 꼭 봐야할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부실공사로 인한 재난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한국인들은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같은 재난을 미디어를 통해 접한다.


영화 터널은 재난을 마주한 기자들이 기사를 위한 기사를 생산하면서 가공된 '사실' 전달하는 민낯을 보여주기도 한다. 

고로 사람들은 구조만을 기다리는 '생존자'의 시점, 또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피해자의 가족'이 겪거나 마주할 실제 상황은 알 수 없는 것.


미디어가 쏟아내는 기사를 소비하다가 '피로감'을 호소하며 피해자의 가족을 욕하는 무리가 생기는, 우리 사회의 익숙한 풍경의 이면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하다.


인사이트영화 '터널' 스틸컷


영화 '터널'은 사고 피해자가 300명이든 1명이든, 사고 발생 후 며칠이 지났든 구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어쩌면 뻔한 교훈을 생생히 전달한다.


또 구조를 기다리는 생존자가 바로 관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는 점에서 지금껏 본 적 없는 '리얼 재난 영화'다.


그런 점에서 이전에는 재난 영화를 좀처럼 보지 않았던 친구도, 새로운 재난 영화의 문법을 만든 감독에 감탄한 기자도 터널을 '강추'한다.


'터널'이 호평에 인색한 평단과 관객 모두의 칭찬을 한몸에 받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